국민의힘 안팎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역할론이 연일 제기되는 가운데, 한 장관이 6일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참여해 존재감을 선보였다.
이날 오후 2시께 국회 본청을 찾아 국민의힘 정책의총에 참여한 한 장관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당내 중진들과 인사를 나눈 뒤 국정과제 중 하나인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 신설 방안을 약 26분 동안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한 장관은 이날 일정에 대해 "중요한 정책을 정부와 여당이 함께 논의하는 것으로 통상업무"라 설명했지만, 한 장관을 둘러싼 총선출마설에 이어 당내에서도 직접적인 '역할론'이 제기되는 상황인 만큼 일각에선 이날 한 장관의 일정을 두고 '여당 신고식'에 가깝다는 풀이도 나왔다.
앞서 같은 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한 장관은 빨리 나올수록 좋다. 당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역할 해야 정치 리더"라며 "이번 총선에서 (한 장관이) 당의 얼굴이 돼야 한다"고 한 장관 역할론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또한 지난 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도부가 결단을 내리거나, 아니면 보충하거나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좀 이르지만 한 장관도 거기에 몫을 좀 해주십사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장에는 이 같은 당내 분위기를 의식한 듯 여의도의 시선이 집중됐고, 일부 여당 의원 또한 한 장관과의 악수 장면 촬영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한 장관은 회의장 퇴장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자리에서 본인의 '총선 역할론'을 묻는 질문에 "특별히 다른 말씀 드릴 건 없다"고 답을 피했다. 그는 이날 일정이 '여의도 신고식'이라는 세간의 평에 대해서도 "다른 장관들도 이렇게 (의총에 와서) 설명한 사례가 많이 있었을 것"이라고만 했다.
이날 한 장관이 설명한 출입국이민관리청 신설과 관련, 한 장관은 지난 11월 대전 카이스트를 찾아 '외국인 연구생과 그 가족을 위한 비자정책을 12월 내로 공개하겠다'고 했다. 한 장관은 이에 대해 "연내에 하겠다는 이야기는 (빠르게) 준비한다는 것"이라며 "총선 일정을 보고 (정책을 추진) 하진 않지 않나"라고 진화했다.
한 장관은 개각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제가 진퇴하는 건 제가 생각할 문제 아니다"라며 "저는 임명직 공무원", "매일매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만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의총 종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까지 현안과 관련해 여러 장관들이 국회에 와서, 의총에 와서 설명했다"며 "당 입장에선 (한 장관이 여당에) '신고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한편 한 장관은 이날 대통령 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의 '명품 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법무부의 수사 의지를 묻자 "저희가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는 '수사가 필요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질문에도 "가정에는 답하지 못한다"고만 말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하며 김동연 경기지사와 갈등을 빚은 일을 두고서는 "(검찰이) 김동연 지사의 범죄 혐의로 도청을 수색한 게 아니란 점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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