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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갑질' 신고 못하나요?" 공무원 괴롭혀온 이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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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갑질' 신고 못하나요?" 공무원 괴롭혀온 이 질문

직장갑질119, '공무원 직장갑질 50문 50답' 보고서 발행

"공무원은 노동자가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 제도를 이용할 수 없는 거죠?"

근로기준법 미적용으로 인해 '직장 내 괴롭힘 사각지대'로 꼽혀온 공무원을 위해, 민간 차원의 공무원 직장갑질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3일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지만, 공무원을 비롯한 중앙·지방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여전히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할지' 혼란을 겪고 있다"며 '공무원 직장갑질 50문 50답' 보고서를 공개했다. 직장갑질119가 에버트재단의 지원을 받아 만든 해당 보고서에는 단체가 접수한 공무원 갑질 제보를 바탕으로 공무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 상황에서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들이 담겼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공무원들은 특히 '공무원에게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적용될 수 있는지', 법률의 적용 여부 자체를 가장 궁금해 했다. 법적으로 근로기준법보다 국가공무원법, 공무원 징계령 및 관련 조례 등을 먼저 적용받는 공무원의 지위적 특성 때문이다

직장갑질119는 "공무원은 특별법인 국가공무원법, 공무원 징계령,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공무원행동강령, 조례 등이 우선 적용되고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의 적용에선 배제된다는 것이 현재 고용노동부의 입장"이라면서도 "그러나 대법원은 공무원 행동강령 등 특별히 정한 규정이 없는 경우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지난 1996년 판결(94다446)에서 이미 "공무원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며공무원 행동강령 등 특별히 정한 규정이 없는 경우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지만, 정부는 '근로자가 아닌 공무원들에게는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적용여부를 둘러싼 "해석에 대한 다툼이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직장 내 괴롭힘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공무원은 어느 기관에 어떻게 이를 신고해야 할까. 보고서에 따르면 공무원은 괴롭힘 피해를 당했을 시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의 '갑질피해 상담신청'으로 피해 사실을 신고할 수 있다. 신고 이후론 각 기관의 감사부서에 해당 신고가 전달되어 조사가 시작된다.

피해자는 이외에도 각 기관의 감사부서 또는 소청심사위원회 등에 피해사실을 직접 신고할 수 있고, 임용권자는 신고를 접수한 즉시 공무원고충처리규정에 따라 신속한 조사 및 피해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갑질을 신고한 공무원은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라 신분보장, 불이익 처분 일시 정지, 신변보호 등의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직장갑질119는 이 같은 갑질피해 신고·처리 과정에 '공백'이 있다고 지적한다.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에는 명시돼 있는 △사용자의 조사·조치의무 위반이나 △신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에 대한 처벌 규정이 현행 고충처리규정 등에는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근로기준법 미적용에 따라 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의 사각지대로 꼽히는 대표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직장갑질119 측은 또한 제보에 따르면 "공무원-공무직-용역업체-위탁기관 등 법 적용 대상이 다른 노동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혼란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현행 공무원 직장 내 괴롭힘 관련규정의 사각을 지적하기도 했다.

직장갑질119 강민주 노무사는 "상명하복과 위계질서가 강한 공공기관 노동자들을 효율적으로 보호하고, 소속이 다른 노동자 간 발생한 괴롭힘 사건 처리 과정에서의 절차 및 법적용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에게도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법 미비 사항에 대한 보완이 신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오전 서울 신당역 앞에서 직장갑질119 주최로 열린 신당역 살인사건 1주기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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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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