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지역구 현역의원인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 최근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이 종로 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 "불편하다", "종로구민들이 굉장히 화나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하 의원을 겨냥 "(하 의원과 만난) 그 자리에서 제가 항의하거나 또는 말리거나 이런 발언을 안 한 것을 '양해'했다고 표현했더라"며 "양해라는 표현이 애매하다. '너그러이 받아들인다' 뭐 이런 뜻인데 본인이 (내 말을)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서 워딩(말)하는 건 조금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하 의원의 종로 출마 의지를 직접 들은 당시 하 의원에게 별다른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거기서 화낼 상황은 아니잖나"라고 되물으며 "(항의하지 않은 것을) '양해했다'고 표현을 하시니까, 그게 어떤 분들은 양보라고 오해를 해가지고 지역구에서는 저한테 막 항의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이어 "하 의원의 종로 출마에 대해서 종로 구민들이 굉장히 많이 화가 나 있다"며 "(하 의원이) 전혀 종로에 연고도 없는 상황에서, 현역의원이 있고 그나마 어렵사리 당 조직을 추슬러가면서 노력하고 있는데 본인이 나온다는 것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또한 하 의원이 종로 출마를 선택하면서 '험지 출마 선언이 퇴색됐다'는 지적에 대해 "현역의원이 있는데, 그리고 다들 나가고 싶어하는 곳에 나가는 것을 과연 '험지 출마'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저는 의문"이라고 동감을 표했다. 전날 하 의원이 '종로 자체가 험지'라고 한 데 대해선 "불모지를 개척"해야 했던 본인 출마 당시와 현재의 상황은 다르다는 지적도 했다.
하 의원은 앞서 지난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에 서울의 심장부 종로에서 출마하겠다"며 종로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하 의원은 지역구 현역인 최 의원과의 사전 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 "(최 의원을) 직접 찾아뵙고 식사를 같이 하면서 그동안의 제 고민을 설명했다"며 "최 의원님은 정말 조심스럽게 '종로 도전하다'는 말을 들으시고 '어떻게 막겠나. 양해하겠다'라고 답변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 의원은 같은 날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정치1번지 종로구를 지켜내기 위해 열심히 준비를 해온 만큼 내년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더욱 굳건히 하겠다"며 종로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밝혔고, 당 지도부에서도 하 의원의 종로 출마와 관련 "당 지도부와 전혀 상의가 없었다"며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최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하 의원과의 해당 대화 자리에 대해 "제가 밥이나 한번 먹자 그래서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제가 '이제는 당신도 수도권 험지 출마한다는데 어디 염두에 두고서 생각하는 곳이 있느냐' 물었다. 그랬더니 '종로'라 하더라"라며 하 의원의 종로출마의지에 대해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하 의원과 당 지도부 간의 사전논의 여부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는 "적어도 당 지도부에서 저한테 하 의원의 출마에 관해서 일체 말씀을 주신 분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만일 하태경 의원이 끝까지 경선까지 가겠다면 경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제가 종로를 지켜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저는 저 이상 종로를 지킬 수 있을 만한 분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종로 재출마 의지를 확실히 했다. 다만 그는 하 의원이 종로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제가 그냥 받은 느낌은 당에서 교통정리해주는 곳으로 갈 수도 있다. 하태경 의원이,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한편 최 의원은 김기현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 간 갈등구도에 대해서는 "(혁신위에게) 전권을 주는 것은 당연히 '혁신위에서 하는 건데 받아들이겠다, 맡긴다' 이런 정도까지 해주셨어야지 혁신위가 탄력을 받는데 '가져와 봐 그럼 그때 내가 알아서 할게' 이것은 '전권을 줬다'는 표현하고 안 맞는다"라며 당 지도부가 "혁신위 안건을 전폭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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