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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곳곳에서 커지는 '반 이민' 목소리…극우 영향력 확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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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곳곳에서 커지는 '반 이민' 목소리…극우 영향력 확산되나

아일랜드에서 이민자에 반대하는 시위대, 방화·약탈 등 폭력 시위 벌여

유럽 곳곳에서 이민자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이슬람 사원을 폐쇄하겠다는 극우 성향 정당이 총선에 승리한 데 이어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는 이민자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폭동 수준의 폭력적 행위를 벌였다.

23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이날 오후 1시 30분경 파넬 스퀘어 인근에서 5살 여자 어린이와 30대 여성이 중상을 입는 등 5명이 부상을 당하는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사건의 용의자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온라인상에서 퍼지면서 이날 저녁부터 시위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의 경찰인 '평화수호대'는 용의자에 대한 조사가 좀 더 필요하지만, 테러와는 무관하며 독립적인 사건이었다고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50대 남성을 체포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에 따르면 리암 게라히티 경감은 더블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사 초기 단계에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테러와 관련된 활동이나 더 많은 측면과 관련된 것이 없다"며 "(용의자의)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런데 용의자가 특정한 국적의 이민자라는 루머가 온라인에서 퍼지기 시작하면서 이민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이날 저녁부터 더블린에서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다수의 경찰차를 훼손했고 곳곳에 불을 지르며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시위대는 신발 매장에 들어가 물건을 약탈하고 방화하는 등 경찰과 관계없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이들은 아일랜드 국기를 들고 나와 이민자들을 다 내쫓으라며 소리를 질렀다.

저녁 내내 이어진 시위에 대해 드루 해리스 경찰청장은 "수치스러운 장면"이라며 시위대를 향해서는 "극우 이데올로기에 의해 움직이는 완전한 미치광이 훌리건"이라고 맹비난했다.

헬렌 맥켄티 법무부 장관 역시 흉기 난동 범죄가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끔직한 범죄"였다면서도 "오늘 저녁 도심에서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장면은 용납될 수 없다. 끔찍한 비극을 이용해 대혼란이 일어나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해 시위대의 폭력 행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 23일(현지시각)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이민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불을 지르는 등 과격한 시위를 벌였다. ⓒAP=연합뉴스

아일랜드의 경우 북아일랜드에서 영국계와 기존 아일랜드 주민 간의 오래된 갈등이 현대에 들어와 군사적 충돌 및 테러의 형태로 분출되면서 많은 충돌이 벌어졌던 곳이다.

그러나 더블린에서 이처럼 과격한 시위가 자주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아일랜드 내부에서 커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 정도의 시위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이후 아일랜드에 10만 명 정도의 난민이 유입됐는데, 이로 인해 난민이나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커졌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 내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면서 극우 정치세력이 힘을 얻고 있는 경향은 최근들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네덜란드 총선에서는 극우 성향의 자유당(PVV)이 승리하기도 했다.

자유당은 하원 150석 중 37석을 차지하며 제1당에 올랐다. 2위는 녹색당·노동당 연합으로 25석을 차지했고 현재 집권여당인 자유민주당은 24석에 그쳤다.

그동안 제1당에서 총리를 배출해왔던 관례를 고려하면 이번 총리는 자유당 대표인 헤이르트 빌더르스가 맡게 되는데, 그는 이슬람에 대해 "정신적으로 지체된 문화"라며 이슬람 사원을 폐쇄해야 한다고 공언하는 등 극우적 색채를 보인 인사다. 또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반감을 가지고 있어 유럽 전체가 이후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자유당의 극우적 색채 때문에 2,3당이 주도해 연정이 마련될 경우 자유당의 집권이 어려울 수도 있으나, 이번 투표 결과에 따른 민심을 고려했을 때 자유당을 제외한 연정이 가능하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 22일(현지시각) 열린 네덜란드 총선에서 자유당이 1당을 한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자유당 대표인 헤이르트 빌더르스(가운데)가 지지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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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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