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이 핼러윈 데이를 기념해 매년 핼러윈 파티를 열고 있는 가운데, 핼러윈 데이가 환경에는 재앙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후위기로 전 지구적인 이상기후를 목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핼러윈 풍습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월 31일(이하 현지시각) <야후뉴스>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알렉산더 나자리안은 '핼러윈이 생태학적 재앙인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동안 핼러윈 데이를 기념했던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쉽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꼭 필요한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핼러윈에는 많은 돈이 들어가고 어린이들 식단에 설탕도 많이 들어가서 공중 보건의 재앙이기도 하다"라며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무서운 것은 할로윈이 지구에 끼치는 피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핼러윈 데이에 사탕을 나눠주는 문화와 관련 "미국인들은 핼러윈에 약 6억 파운드의 사탕을 소비하게 되는데, 거의 대부분은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 포장지에 낱개로 포장돼 있다"며 "이 쓰레기는 매립지와 수로로 흘러 들어가는데 플라스틱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핼러윈 데이의 상징으로 여기는 호박의 처리 방법도 문제가 됐다. 그는 핼러윈 데이를 위해 사용된 호박이 대부분 음시물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면서, 이렇게 매립되는 양이 13억 파운드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인 메탄이 다량 생산되기도 한다.
미국 내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비료로 바꿔주는 서비스가 미 동북부와 서부에서 실시되고 있지만, 다른 많은 지방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서비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핼러윈 데이를 전후로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다.
미국 가정집이나 공공장소에서 핼러윈을 기념하기 위해 가짜 거미줄 장식을 비롯해 각종 소품들이 사용되는데, 이것이 새를 비롯한 동물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9일 가짜 거미줄로 인해 많은 동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동물들이 가짜 거미줄 장식과 진짜 거미줄을 구별하지 못할뿐만 아니라, 가짜 거미줄이 진짜 거미줄보다 더 끈적하고 강하기 때문에 여기에 갇힐 경우 굶주림이나 부상으로 목숨을 잃는 동물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야생동물 병원과 자연 교육 센터를 운영하고 야생동물 보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 '와일드케어'의 엘리슨 허머스 씨는 매년 핼러윈 데이를 전후로 동물들이 가짜 거미줄에 엉켜 구조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새들 뿐만 아니라 주머니쥐, 다람쥐, 심지어 사슴까지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허머스 씨는 "천연 섬유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된 무언가가 환경에 놓여질 때마다 동물들이 얽히게 될 것"이라며 반려동물을 포함한 야생동물이 정기적으로 드나드는 곳에 가짜 거미줄이나 줄로 된 전등을 설치할 경우 동물들이 위험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짜 거미줄을 사용할 계획이라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며, 동물들이 다니는 길에 가로질러서 설치하지 말고, 설치한 곳에 하루 두 번씩 동물이 갇혀있지 않은지 확인해 달라고 호소했다.
신문은 "더 좋은 방법은? 아예 가짜 거미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자연에 해롭지 않으면서도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장식품들이 많이 있다. 결국 장식품들은 쓰레기 매립지로 향하는 또 다른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신문은 "이 장식품들이 새나 짐승을 잡지 않더라도, 그것들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환경에 엄청난 해를 끼치면서 마이크로 플라스틱으로서의 긴 '사후세계'를 갖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정말로 '무서운'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나자리안 기자 역시 "핼러윈이 야기하는 생태적인 해악을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며 "의상을 만들거나 장식을 다시 사용하는 등과 같은 방법은 분명 지구를 구하고 돈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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