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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위한 달러, 더는 안돼"…미 상원의회서 이-팔 휴전 촉구 시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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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위한 달러, 더는 안돼"…미 상원의회서 이-팔 휴전 촉구 시위 열려

팔레스타인 지원 반대하는 공화당에 블링컨 국무장관 "이스라엘 위해서도 필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상원에서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휴전이 아닌 일시적인 '교전 중단'을 언급하면서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조했다.

10월 31일(현지시각)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하면서 정부 입장을 밝히려는 순간 10명이 넘는 시위대가 "지금 당장 휴전하라"고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미 일간지 <유에스에이 투데이>(USA TODAY)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시위대는 "가자의 아이들을 구하라", "발포를 멈춰라. 미국에 대한 자부심은 어디에 있냐", "잔인한 학살을 멈춰라"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신문은 이 시위가 시민단체인 '코데핑크'(CODEPINK)의 회원들로 보인다면서, 손에 빨간 물감을 칠한 이들이 "팔레스타인에서 멕시코까지, 모든 벽은 사라져야 한다", "이스라엘을 위해 더 이상의 달러는 안된다"고 외치며 시위를 진행하다가 보안 요원들에게 끌려 나갔다고 전했다.

코데핑크는 스스로를 "미국의 전쟁과 제국주의를 종식시키고, 평화와 인권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며, 의료와 교육, 녹색 일자리 및 기타 생명 보장 프로그램으로 사회의 자원을 전환시키기 위해 행동하는 페미니스트 단체"라고 소개하고 있다.

▲ 31일(현지시각) 미 상원 세출위원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를 벌이는 참가자가 "이스라엘을 위해 더 이상의 달러는 안된다"는 피켓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신문은 "이날 시위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및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1060억 달러 규모의 정부 지원 패키지와 관련, 의회의 승인을 받으려는 바이든 정부가 직면한 도전의 증거"라고 평가했다.

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같은 여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및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반대하는 공화당 내 강경파 등을 설득해야 하는 바이든 정부의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는 패키지 지원안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해 614억 달러 이상을 요청했는데, 이 중 절반 정도는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보낸 장비를 교체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 지원에는 143억 달러가 소요될 예정이다.

이날 위원회의 상원의원들은 블링컨 장관에게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인도주의적 지원을 전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압박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유엔이나 이스라엘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고 상황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원이 지정된 수령인에게 100% 전달될 수 있다고 약속할 수는 없다. 불가피하게 약간의 유출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까지 지원한 것은 대부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은 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인도적 지원이 유입되고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이 안전하게 출국할 수 있도록 하는 인도주의적 측면의 '일시적 중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정부의 패키지 지원안에 대한 신속한 의회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 지원이 "동맹국, 파트너들과 함께하고 독재자와 테러리스트들에 맞서며, 미국의 이익과 가치를 지키는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미국의 흔들림 없는 결의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회에서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자는 의견이 있다면서 "이는 중대한 실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200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더 깊은 고통에 빠져들 수 있다. 이들은 하마스의 개탄스러운 공격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의 안보와 지역 안정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미국 납세자들에게 시간이 갈수록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되고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은 하마스의 만행이나 가자지구의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책임이 없다. 그들은 희생자들"이라며 "다른 분쟁에서의 민간인들과 마찬가지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생명도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10월 31일(현지시각) 미 상원 세출위원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맨 앞) 뒤로 시위 참가자들이 빨간색 손을 들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블링컨 장관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재앙을 막는 것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라며 "신속하고 지속적인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분쟁은 더욱 확산되고 하마스와 그 후원자들은 스스로 구원자를 자처하면서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하마스를 축출하기 위해서라도 가자지구의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인도적 지원은 하마스와 다른 미래 비전을 가지고 있고 이를 현실화하는데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자지구 내에서의 파트너를 찾기 위해 필요한 기초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여기에 우리가 무관심하면서 이들이 소외된다면, 우리는 그러한 협력자들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인도적 지원을 용이하게 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해야 할 일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안보를 증진시키기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것과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지원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두 가지 모두를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라며 "그것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전을 위해 유일하게 실행 가능한 길, 즉 두 개의 국가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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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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