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 참가했던 지도자가 외국청소년들과 우리나라 청소년대원들의 활동 모습을 비교하면서 '아웃도어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번째 잼버리 체험기를 올린 전북 스카우트지도자 김영근씨는 '잼버리가 외국 청소년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기에 수년간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비싼 항공료를 마련하고 여름휴가와 방학을 모두 쏟아 부으면서 잼버리에 열광하는지'에 대한 의문부터 던진다.
그는 대회 기간 내내 외국청소년 대원의 역동적인 모습과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을 비교해보면서 대한민국 공교육의 불편한 모습을 지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먼저 영지 내 인근 외국 스카우트 대원들과 스스럼없이 교류하면서 그들의 체계적인 역할 분담과 활동이 눈에 띠었다고 한다.
가까이에 있었던 스위스 지도자와 대원들의 예를 들었는데 그들은 영지 내 활동에 남녀 구분이 없고 모든 활동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으며 지도자들은 일일이 지시하는 일이 없이 대원들의 능동적인 활동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적었다.
반면 자신이 속한 유닛을 포함한 대한민국 참가 대원들의 경우 대원들은 사소한 일까지 지도자들에게 물어보곤 했으며 지도자들이 수시로 지시를 해야 체계적인 활동이 이어질 수 있었다.
또 영지에서의 생활은 개인이 할 몫과 단체가 함께 수행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는데도 우리 청소년대원들은 개인의 몫조차 남의 도움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외국 대원들은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전에 준비해온 응원구호와 노래, 춤을 추며 야외 활동을 기피하거나 피부가 그을리는 것을 걱정한다는 표정이 없이 영지 내 잼버리 활동을 즐거운 일상으로 채우려는 모습을 보인 반면에 상대적으로 대한민국 대원들은 짐을 챙길 때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썬크림 등 피부보호제는 필수품였다.
우리 청소년대원들은 한 여름 야외활동이 낯선지 자기 나라에서 치러지는 잼버리임에도 적극성이 떨어지고 조금만 덥고 습하면 에어컨이 있는 버스나 홍보관 등에 머물기를 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우 적극적인 대원들도 있었지만 일반적인 현상은 아녔으며 우리 대원들의 춤과 노래, 응원 등은 아예 생각할 수도 없었고 온열환자도 많았는데 이 때문에 힘들어서 중도 퇴소한 대원들도 상당하다고 했다.
그는 여기에는 나름의 속사정이 있다고 분석한다.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유치하면서 대한민국의 대원 참가자 수를 높이기 위해 스카우트 활동을 전혀 해본 적이 없는 학생들을 모집했고 그에 따른 충분한 스카우트 훈련이 없이 참가한 대원들이 많았던 점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잼버리대회 참가 지도자를 비롯해서 교육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대한민국의 교육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문제들로 인한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몇가지 문제로 꼽은 사례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부분 실내생활이 익숙하다는 점’을 비롯해서 ‘교육과정에 체육시간(체육 수업마저도 학교 실내의 체육시설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을 제외한 여름 야외활동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 ‘에어컨도 교실마다 최저 온도에 맞춰 놓고 너무 추워서 긴소매 옷을 입어야 할 지경’이라는 점을 들었다.
또한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학원 수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일상의 패턴이 야외활동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는 점, '간혹 더운 날 운동장에서 수업한다면 즉각 학부모 민원이 들어온다는 점'도 지적됐다.
더구나 교사가 용기를 내서 여름에 아이들과 며칠간의 야외활동 프로그램을 계획하려면 그 또한 산 넘어 산인데다 학생 안전에 대한 책임 문제를 교사에게 짐 지우기 때문에 선뜻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영근 지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아웃도어교육’이 다른 나라에서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세계 많은 나라들은 유아기부터 꾸준히 숲이나 강, 들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나라들은 유아, 아동기 뿐만 아니라 청소년 시기에도 정규 수업을 통해 아웃도어 교육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그는 충북교육청이 2021년부터 시·도교육청으로는 처음으로 부분적이지만 아웃도어교육을 도입하고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렸을 적부터 꾸준히 이뤄진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잘 훈련(준비)된 다른 나라 대원들을 보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매우 많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우리나라도 ‘아웃도어교육’을 통해 야영 활동이 활성화되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안게 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일상 속에서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하도록 기다려준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역동적인 아이들의 미래를 꿈꾸며 더 다양한 교육을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체험기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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