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명낙이몽'?…친낙 "이재명, 아직 급하지 않은 모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지난 28일 '명낙회동' 내용을 두고 양측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대표 측은 '단합하자는 데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고 하는 반면, 이낙연 전 총리 측은 '방점은 단합이 아니라 혁신'이라는 취지로 말해 이견을 드러냈다.

이재명 대표 최측근으로서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31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난주 성사된 '명낙 회동'에서 오간 대화 내용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가 이야기한 단합, 이낙연 전 대표가 이야기한 혁신은 대립적이지 않고 동전의 양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총리가 각각 단합과 혁신을 강조한 것은 '동상이몽'이 아니냐는 사회자 질문에 이같이 말하며 "단합하면서 혁신하고 혁신하면서 단합하며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기 위해 다음 총선에서 이기자는 큰 그림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냉정하게 외부적인 시각으로 민주당을 진단하고 그 진단에 맞춰 처방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이 전 대표가 보셨던 민주당의 모습이 있었다"며 "그 지점에서 '대담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낙연 전 총리가) 도덕성과 민주주의를 회복해나가는 것이 민주당 혁신과 발전의 출발이라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이재명 대표도) 그 말씀에 동의하고 그런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만들어가는 첫 출발이라고 보는 데 두 분이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총리 측에서 '현재 의사결정 구조에 이낙연 전 대표가 들어갈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 대해선 "이 전 대표가 언론·의원을 만나서 하는 간담회나 당원들을 만나서 하는 강연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면 그것이 민주당이 바꿔나가고 고쳐나가야 할 하나의 큰 방향일 수도 있다"고 "이 전 대표의 말은 넓은 차원에서 민주당이 나갈 바에 대해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향후 추가 회동 가능성에 대해 "두 분이 이제 처음 만났기 때문에 이후 편하게 전화해서 자유롭게 만나지 않겠느냐"며 "그런 정도로 열려 있어야 한다. 대단히 무겁고 어려운 장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전화하며 만나서 현안이 있을 때 서로 의견을 듣고 수용하는 관계가 되는 것이 최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특별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좀 빠른 거 같다"며 "총선을 준비하며 또 연말연초가 돼 여러 기구를 (구성할 때) 이 전 대표가 같이 참여하는 게 필요한 시기가 오면 그렇게 퍼포먼스가 있게 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처음 제기한 '이재명 대표 10월 퇴진설'에 대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장 소장의 '카더라 통신'이나 술자리에서 하는 이야기를 정치 영역으로 소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특별한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단언했다.

반면 이낙연 전 총리 측근으로 꼽히는 신경민 전 의원은 같은 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명낙회동'에 대해 "일단 만난 게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기대를 크게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회동이 성사된 과정에 대해 "이렇게 만나는 게 쉽지도 않고 또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고. 여러 가지 얘기를 메시지를 담아내자고 그랬는데 이재명 대표 쪽에서 사실은 거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냥 만납시다. 막걸리나 먹읍시다' 이런 것"이라고 전하면서 "사진 한 장, 플러스 단합이라는 아마 그 단어가 중요한 거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로) 자기 하고 싶은 얘기를 한 것"이라면서, "(이낙연 전 총리 발언의) 사실 방점은 혁신을 통한 단합이라고 얘기할 수 있고 그 내용은 도덕성, 당내 민주화 그리고 언어 순화"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도자료를 낸 건 당에서 냈는데. 보도 자료는 '단합'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런데 혁신을 통한 단합이어야지. 단합만 강조하는 거 가지고는 안 되지 않느냐"며 양 측 간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낙연 대표가 혁신을 통한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어떤 역할을 앞으로 하게 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그런 정도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직 이재명 대표가 급한 게 아닌 모양"이라고 밝혔다.

이어 "급하면 만나자고 이재명 대표 쪽에서 연락이 온다. 아마 이재명 대표가 급하면 또 연락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이재명 대표의 '10월 퇴진설'이 흘러나오는 데 대해선 "사법 리스크가 갑자기 이화영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으로 흔들리기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 8월 위기설이 나오기 시작하니까 대표직 문제는 언제든지 카드로는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으로 10월 퇴진설인지 K의원이 김두관 의원이라든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신빙성은 조금 낮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대표직은 카드로 언제든지 쓸 수 있고 계양을 불출마도 언제든지 쓸 수 있다"면서도 "(이 대표는) 공천권은 절대로 내려놓지 않는다.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 하면 아바타 당권을 가지고 공천권은 끝까지 놓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