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인 '현재 무기명인 의원 체포동의안 투표 방식을 기명으로 바꾸자'는 제안에 대해 민주당 내 비명계에서 의심어린 시선이 나왔다. 이재명 대표 등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졌을 때, 찬성표를 던진 이들을 가려내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2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법 제112조에 '인사에 관한 안건은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고 돼있다. 인사에 관한 것은 아무래도 안면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소신껏 투표하라는 취지"라며 "이걸 기명투표로 하자? 지금 당내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좀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왜냐하면 기명 투표를 했을 경우에는 누가 찬성을 했고 누가 반대를 했는지 다 나오는데, 그러면 불체포 투표에 동의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또 '수박'이라고 하면서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낙천운동 같은 게 벌어지고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그걸 의원들에게 의식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사실 무리"라며 "그러니까 괜한 말씀해서 논란을 자초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방식 변경 등의 혁신안을 낸 당 혁신위의 현재 활동에 대해 "얼마 전에 서복경 혁신위원이 방송에 나와서 '이재명 지키기 혁신'이라는 일각의 비판이 있다고 하니까 '틀린 생각은 아닌 것 같다'(고 하더라). 경악을 했다"며 "지금 혁신위의 태도는 성역을 두겠다는 것이냐. 별로 미덥지도 않고 방향성에 동의하기도 힘들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딱 지명되고 난 다음 처음 기자간담회를 하면서 '현역 의원들이 기득권이다'(라고 했는데) 이건 강성 친명들 시각하고 똑같은 것"이라며 "진짜 기득권은 제가 보기에는 지금 당이 이렇게 힘든데도 불구하고, 그리고 그 원인이 어디 있는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계속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현 주류"라고 직격했다.
그는 "지금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는 내로남불, 돈봉투, 김남국 등으로 대변되는 도덕성 상실, 그 다음에 다양성이 없어지고 팬덤 정치 등 당내 민주주의의 위기. 이 두 가지"라며 "최근 몇 주만 하더라도 후쿠시마, 서울-양평 고속도로, 리투아니아 쇼핑, 오송 지하차도, 이런 어마어마한 정부·여당의 악재가 있었음에도 지난주 여론조사에 의하면 '다음 총선에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가 비슷하게 나왔다.) 이래서는 선거 치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도 전날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이재명 대표 스스로가 결단하지 않는다면 이재명 대표 체제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난주 NBS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민주당이 거의 10% 뒤지는 것으로 나왔고, 특히나 서울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에 비해서 2분의 1로 뒤지는 정도의 민주당 지지도가 나온 것은 아주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3년 전 총선 신승한 곳은 이 상태가 계속 지속된다면 대부분 패배를 각오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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