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땅끝에 터를 닦은 인송문학촌 토문재(촌장 박병두)가 개관 2년차를 맞아 문화예술인과 지역주민의 '사랑방'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28일 토문재에 따르면 인송문학촌 토문재는 지난해 2월 창작촌 개방 이후 한국예총, 한국수필가협회 등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이달 16일 함안군 예총 이강섭 회장을 비롯한 임원 등 30명이 토문재를 찾았다. 이 회장은 "어려운 시대에 사재를 털어 작가들의 창작공간을 마련해 낮은 곳으로 향하는 박 촌장의 인문학 스토리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8일에는 '문학으로 가는 길' 수강생들이 참여한 인문학 콘서트가 열렸다. 인문학 콘서트는 토문재 촌장인 박 작가가 주민들을 위해 운영한 '글쓰기 교실' 전반기 수료자들을 축하하는 자리다. 조용연 여행작가의 특강과 함께 장인무 시인, 땅끝농협 송영석 조합장의 색소폰연주가 토문재의 저녁을 수놓았다.
한국수필가협회 최원현 이사장 등 관계자들도 24일 인송문학촌에서 뜻 깊은 행사를 가졌다. 협회는 품격 높은 수필 문학을 위한 심포지엄과 함께 한국수필문학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장호병 수필가가 좌장으로 한 심포지엄에서는 이종범 교수의 '기다림의 문예 공간, 누정', 김영관 교수의 '문학과 철학, 니체의 철학과 사상이 문학에 끼친 영향'을 주제로 발제했다. 지정토론은 김윤승, 권남희, 윤소천 수필가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김용재 국제펜한국본부 이사장, 지연희 수필가, 김윤숭 지리산문학 관장, 김용대 수필가 등 120여명의 작가들도 함께 했다.
최 이사장은 "인문주의 정신을 되살리고 한국문학의 내일을 고민하는 토문재 박병두 촌장에게 감사하다"라며 "해남에서 따스한 환대와 사람 냄새 가득한 온기를 체험했다. 인간만의 따뜻한 세상을 말하는 아름다운 수필가의 삶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수필가협회는 이밖에도 해남 대흥사, 땅끝 전망대와 자연사박물관, 우수영 법정스님 도서관 등을 둘러보는 일정을 소화했다.
이처럼 토문재는 문화예술인들의 쉼터와 힐링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박 촌장은 "아무런 준비나 계획 없이 부친의 소천을 계기로 귀향했다. 아름다운 고향 해남을 찾아주시고, 미완성인 토문재를 찾아줘서 그저 감사하다"고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서 "토문재가 입주작가들이 경제적인 부담을 벗어나 창작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라며 "그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응원을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박 촌장은 1964년 해남 황산 출생으로, 1985년 방송드라마 작가로 데뷔한 뒤 주요 문예지 시와 소설, 문학평론 당선 등 문단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한신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아주대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원광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고산문학상, 이육사문학상, 전태일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제34회 대한민국 문화예술대상을 고루 수상하기로 했다.
30년 공직 생활을 마감하고, 2020년 해남으로 귀향했으며, 해남군에 정착해 '땅끝 해남에 가고 싶다' 여행서 등 12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한편 토문재는 다음 달 3일~5일(2박3일) 계간지 '생명과 문학' 2023년 여름 문학캠프를 갖는다. 제1부에서는 생명문학 작가 출판기념회, 제2부에서는 최문자 시인(전 협성대 총장) 특강, 제3부 참여작가 작품낭독회 등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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