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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작가 52명 참여…동학농민혁명 담은 특별전 15일까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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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작가 52명 참여…동학농민혁명 담은 특별전 15일까지 열려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동학농민혁명 129주년 기념 ‘혁명의 미술’전

129년 전 동학농민군의 함성과 의지를 미술을 통해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화가 열렸다.

전북 전주시는 동학농민혁명 129주년을 맞아 지난 2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전시실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특별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혁명, 그리고 혁명 그 너머의 것들’을 주제로 열린 이번 특별전은 지난 1994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기념특별전 이후 29년 만에 전국에서 작가들이 모여 동학농민혁명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준비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지난 1994년 100주년 기념특별전에는 전국에서 114명의 작가들이 전시에 참여해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여 민족민중미술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29년 만에 다시 열린 전국 단위 동학농민혁명 기념특별전인 이번 전시에는 전국에서 52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총 68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18명, 부산·강원·경상 지역 4명, 충청 5명, 전북 14명, 광주·전남 7명, 제주 4명이 각각 참여했다.

100주년의 특별전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사실에 충실했다면, 이번 전시의 목표는 ‘역사적 사실의 복원을 넘어 2023년 현재의 의미와 과제를 바라보자’는 것으로 설정됐다.

특히 참여작가들은 올해 특별전에서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사건과 인물을 기억하고 그들의 정신을 기리는 역사적 사실의 미술적 복원 △동학농민혁명이 지향한 정의, 민주, 평등 등의 가치를 추구하는 세계적인 저항운동을 기록한 미술작품과 상징의 구현 △1894년 서구의 폭력적 근대화에 맞섰던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은 오늘날 어떤 시대적 과제로 계승되고 있는가 등 세 가지 관점에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작품을 출품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곽영화의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 모두가 하늘님이시니’는 생명공동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길종갑의 ‘기념촬영’은 농촌의 ‘변화 없는 변화’를 주제로 했다.

또, 오랜만에 다시 만난 김정헌 선생의 ‘밥과 땅의 역사’에 등장하는 밥과 전봉준의 초상은 여전히 강렬했다.

여성작가들의 시선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김태순(경기)의 ‘동백숲에서 혁명을 꿈꾸는 이소사의 심고’(2023년), 김화순(광주)의 ‘붉은 강’(2023), 정하영(전주)의 ‘The wild swans_혁명했던 동학언니 이소사!’(2023)는 모두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 창작된 작품인데, 각기 지역을 달리하는 여성작가들이 공교롭게 장흥전투에서 맹렬하게 싸우다 22살의 나이로 전사한 여성농민군 이소사에 주목했다.

장흥전투는 동학농민혁명사에서 차지하는 역사적·사실적 비중에 비해 과소 평가된 대표적인 사건으로, 장흥전투에서 말을 타고 농민군을 지휘하던 용맹한 장군 이소사는 사로잡혀 모진 고문을 당했고 결국 순국했다고 알려졌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장흥전투와 함께 충북 옥천전투의 현장도 소개됐다.

탁영호는 충북 옥천전투 ‘그날 저 산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2022)를 통해 옥천전투를 미술연작으로 재생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나종희의 ‘집적’이나 노경호의 ‘동학농민혁명군을 기리며.. / 식칼 만드는 장인께 감사하며..’는 일본의 침탈과 학살을 직격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박대석의 ‘파랑새’(2023)는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전봉준과 전주, 그리고 체 게바라를 같은 캔버스에 담으면서 이번 세계혁명예술제의 의의를 돋보이게 했다.

또, 박홍규의 ‘새 세상을 여는 사람들’(2023)은 그가 일생에 걸쳐 작업하고 있는 동학농민혁명 판화연작의 새로운 버전이며, 이기홍의 붉디 붉은 ‘대숲’(2023)은 혁명의 창이 되었던 대숲의 여전한 소리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이외에도 한숙 (사)전북민족미술인협회 회장은 전라감영 선화당 마당에 설치미술로 혁명을 기념했으며, 농민화가 박홍규 화백의 판화 연작들을 만날 수 있는 특별전시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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