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민들은 구로차량기지가 광명으로 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시민들의 머리카락이 그 뜻을 꺾을 수만 있다면 모든 광명시민은 기꺼이 머리카락을 내놓을 것이다"
8일 오후 세종시 기획재정부 청사 앞에서 이승호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위원장을 포함한 7명의 비상대책위원들이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을 반대한다며 삭발식을 단행했다.
삭발에 참여한 7명의 비대위원 가운데 여성 비대위원인 김춘년 위원은 결연한 표정으로 바닥에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내려다 보다 이내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
김 위원은 "오늘 어버이날, 부모님께서 주신 머리카락을 태어나 처음 삭발했다"며 "제발 광명시에 차량기지를 보내지 말아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광수 비대위원은 "광명시에서 시민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2번이나 재정분과위에 참석하겠다고 공문을 보냈는데 그런 전례가 없다고 응하지 않은 걸로 안다"며 "지금이 어느 때인데 정부가 아직도 시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공대위와 시민들은 삭발식에 앞서 기재부와 국토부 장관을 의미하는 허수아비 인형을 만들어 광명시민의 의견이 적힌 종이를 붙이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이들은 "허수아비는 시민 의견을 듣지 않고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참여·장관 면담 요청을 묵살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는 정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삭발식이 열리기 전 곳곳에서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렸다.
공대위 주최로 광명시청에서 열린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거부 범 광명시민 공동기자회견'에는 박승원 광명시장을 비롯해 양기대 국회의원, 안성환 광명시의회 의장과 구본신·오희령·이형덕·현충열·이재한·김종오·이지석·김정미 광명시의원, 최민·유종상·김용성 경기도의원이 참석해 차량기지의 광명 이전을 끝까지 거부할 것을 선언했다.
박승원 시장은 "18년간 타당성 조사만 벌써 3번째 해온 낡아버린 정책이며 폐기돼야 마땅하다"며 "광명시민의 강력한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간 광명시와 광명시민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을 추진하려면 법에 따라서도 시민과 소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시장과 양기대 국회의원, 이승호 공동대책위원장은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곧바로 국회 소통관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열고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반대를 재차 강조했다
양기대 의원은 "어떠한 국책사업도 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반대하면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며 "만에 하나라도 정부가 잘못된 판단으로 사업을 강행한다면 시민과 함께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18년간 끌어온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 타당성 재조사 결과는 기재부가 9일 오전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심의·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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