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한민국 식량 주권 포기 선언이고, 국민 생명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자충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쌀값 정상화법을 거부하는 정부 여당은 대체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의 1호 민생법안인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 여당은 줄곧 '이재명 하명법'이라며 비판해왔고, 윤 대통령은 결국 4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기에 이르렀다.
이 대표는 "2021년 기준으로 우리 곡물 자급률은 18.5%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며, 곡물 수입도 세계에서 7번째로 많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쌀값 불안이 계속되면 농업 안정성이 불안하고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군사력만이 국민과 국가를 지키는 수단이 아니"라며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안보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정부는 매사 전임 정부 탓만 하면서 쌀값 폭락을 방치했다. 대책을 협의하자는 야당의 요구도 묵살했다"면서 "쌀값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거나 대안이 없다면 거부권을 철회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보기에 마땅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4월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릴 13일 양곡관리법 재투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요구하겠다"면서 "재투표는 우리 헌법과 국회법에 규정된 절차로, 이 재투표 절차 역시 전국의 농민과 국민이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모든 성인에게 저금리 대출을 해주는 '기본금융' 제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다중 채무에 짓눌리고 있고, 금리 폭등에 따른 이자부담만 1인당 1000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수준까지 모든 국민에게 금융접근권을 보장하는 기본금융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채 폭탄이 언제 터질지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자영업자와 서민대출의 금리를 낮추는 금리 인하 입법권을 조속히 하겠다"면서 "민생 고통을 더는 일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정부 여당도 부채 문제 해결에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청년 첫 출발, 소상공인 새출발과 기본금융 토론회'에서도 "금융 영역에서의 기본적인 삶이 어느 수준까지 가능할지 논의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면서 모든 성인이 1000만 원 등 일정 한도 내에서 저금리의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거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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