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제주 4·3평화공원 위령제단과 추념광장에서 봉행됐다.
추념식은 화해와 상생을 통해 과거의 아픔을 딛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실현해가는 4·3정신을 담아 ‘제주4·3, 견뎌냈으니/75년, 딛고 섰노라’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이번 추념식은 특히 4·3특별법 전부와 일부개정으로 4·3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과 실질적 피해보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열려 제주도민과 4·3유족은 물론 전 국민에게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올해는 4·3희생자 추념식 봉행 최초로 국가 차원의 식후행사인 문화제가 열려 전 국민에게 제주4·3의 가치를 공유했다.
이날 추념식에는 4·3 생존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 정부와 정당 관계자 등 총 1만 여명이 참석했으며, 주요 내빈의 50% 이상이 고령 유족과 생존희생자 중심으로 4·3추념식을 더욱 뜻깊게 했다.
정부 대표로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창섭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참석하고 국방부는 군악대와 의장대를 투입해 애국가 제창, 헌화·분향 등 행사를 지원해 4·3 희생자들에게 최대한 예우를 갖췄다.
추념식에서는 4·3의 명예회복과 실질적 피해회복, 가족관계 회복,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원 등의 의미를 담은 4·3 경과보고, 애국가 영상, 유족사연 등으로 4·3의 해결을 위한 노력과 성과를 공유했다.
오전 10시 정각에는 1분간 제주도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려 4·3영령에 대한 추념의 시간을 가졌다.
추념식 첫 순서는 제주4·3 아픔이 75주년을 맞아 겨울을 지나 봄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모션 그래픽 영상이 상영됐으며, 이어 주요내빈과 4·3 생존희생자와 유족 등의 헌화·분향이 이뤄졌다.
김창범 유족회장은 인사말로 “4·3에 대한 이념적 공세에 종지부를 찍고 진정한 국민 대화합의 시대로 가는 데 동참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유족들은 화해와 상생의 바탕 위에 서로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며 평화와 인권을 이뤄낼 수 있는 어머니 같은 따뜻한 국가를 꿈꾸고 있다”고 역설했다.
오영훈 지사는 “낡은 이념의 틀을 뛰어넘고, 대한민국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4·3을 폄훼하거나 왜곡하려는 시도에 흔들리지 않고 4·3의 정신을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과거사 해결의 모범 사례, 4·3의 세계화가 그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화해와 상생의 4·3정신이 전 세계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제주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한 추념사를 통해 “무고한 4·3희생자들의 넋을 국민과 함께 따뜻하게 보듬겠다는 저의 약속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여러분께서 소중히 지켜온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승화시켜 새로운 제주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추모공연은 도립무용단의 공연 영상을 배경으로 뮤지컬 배우 카이가 ‘나 가거든(명성왕후 OST)’를 열창했으며,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이정현 첼리스트(충북예술고 1학년)와 전예주(백록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가 애기 동백꽃의 노래를 들려줬다.
식후행사인 문화제에서는 가수 송가인이 ‘월하가약’과 ‘엄마 아리랑’, 가수 이정이 ‘광야에서’와 ‘걷고 싶다’를 노래하고 도립무용단이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원의 염원을 몸짓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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