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는 오픈AI(openai.com)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으로, 챗은 채팅의 줄임말이고 GPT는 'Generated Pre-trained Transformer'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챗GPT는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완성된 문장의 형식으로 답변을 제공한다. 지난해 11월말 공개 단 5일 만에 하루 이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논문 작성, 번역, 노래 작사·작곡, 코딩 작업 등 광범위한 분야의 업무 수행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AI와는 확연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14일 업그레이드 된 챗GPT4.0을 공개하기도 했다. (GPT4.0은 월 20달러의 유료 서비스다.)
<프레시안>은 챗GPT를 둘러싼 환호와 우려에 대해 최신 버전인 챗GPT4.0과 대화를 통해 짚어보려고 한다. 챗GPT와 대화는 지난 16일 이명선 기자가 진행했다. 편집자주
"인간의 노동 일부를 복제"할 수 있다는 챗GPT.(관련 기사 : 촘스키가 '악의 평범성'이라 지적한 챗GPT4.0에게 물어보니…)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초기 로봇이 생산직 노동을 대체했다면,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GPT는 사무직 일자리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정보 전달력과 언어 이해력 등 기자와 직무 유사성이 높은 챗GPT를 대상으로 기자 공개채용 '가상 면접'을 실시했다.
면접은 <프레시안> 공채와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됐으며,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도를 살피기 위해 역사적 인식 및 사회적 갈등에 대한 질문을 했다.
면접에 앞서 "챗GPT가 기자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이라고 가정하고 질문하겠다"라고 밝혔으며, 이에 챗GPT는 "안녕하세요! 저는 기자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 챗GPT입니다"라고 응답했다.
챗GPT는 과연 <프레시안> 기자가 될 수 있을까? 면접 결과에 따른 당락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먼저, 챗GPT에게 기자를 희망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사건, 이슈,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다. 정보를 찾아보고, 주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는 것이 즐거웠다"며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직업에 관심이 있었다"면서 "기자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인식을 높이고,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그가 꼽는 '기자 챗GPT'의 강점은 뭘까? 그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탐구 정신, 객관적 태도, 글쓰기 기술, 적응력과 유연성에 더해 철저한 시간 관리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챗GPT를 대상으로, 교양 분야에 해당하는 역사 인식도 살펴봤다. 그는 한국 근현대사 중 1945년 8.15 광복, 1987년 6월 민주항쟁, 2018년 남북한 평화 및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꼽았다.
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결과, 챗GPT는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대형 여객선 침몰 사고"라며 "이 사건을 통해 사회 전반적인 안전 의식이 높아졌"다고 대답했다. 다만, 참사를 설명하는 데 있어 희생자 304명 대부분이 고등학생이라고 답해 데이터 오류 및 사실 확인의 부족함을 드러냈다.
사고 당시 세월호에는 교사 14명, 인솔자 1명, 학생 325명, 일반 탑승객 74명, 화물 기사 33명, 승무원 29명 등 모두 476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 중 172명이 구조되고 304명이 사망·실종됐다(사고 생존율 36.1%). 304명의 희생자 중 단원고 2학년 학생은 250명이다.
챗GPT의 데이터가 2019년 9월에 그친 것을 감안해 2018년 한국 사회를 흔들었던 공정성 문제와 그로 인해 심화된 갈등에 대해 물었다. 그는 "갈등이 불공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한다며 "사회 구성원 간 불공정은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관련 해결책으로는 "사회 전반적인 인식 변화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투(#MeToo)에 대한 답변도 궁금했다. 챗GPT는 "미투 운동은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데 기여했"지만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면서 양측의 주장을 모두 반영했다. 그러나 결론은 "신중한 태도와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쳐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해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마지막으로, 뇌물 혐의로 17년형을 선고받은 이명박과 국정농단으로 22년형을 선고받은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물었다. 챗GPT는 '법치주의의 입장'과 '사회적 정의의 관점'으로 나눠 답한 뒤, "그러나 감옥에 보내는 것이 반드시 옳았는지에 대한 의견은 각자의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밝혀 판단을 유보했다.
참고로, <프레시안>에서 작성한 기사 본문을 제공하고 제목을 제시하라고 하자 챗GPT는 엉뚱한 답을 제출했다. 버전 4.0의 향상된 언어 및 외국어 능력에도 불구하고, A4 2장에 이르는 장문을 요약하고 분석하는 데는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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