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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이재명 첫 만남에서 "주 69시간제 탄력 적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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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이재명 첫 만남에서 "주 69시간제 탄력 적용하자"

20분간 회동, 한일회담·강제동원 논의는 없어…李, '대선 공통 공약 추진단' 제안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의 탄력 적용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15일 이 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일률적인 69시간 적용은 MZ세대의 반발 여론도 강하니 업종 규모·성격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주 69시간 근무제를) 적용해야 되지 않나"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유 대변인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당이 같이 논의하기로 서로 이야기가 정리됐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김 대표는 이에 앞서 기자들이 '이 대표와 노동시간 개편 관련 의견을 나눴나'라고 묻자 "공개하기로 한 내용이 '여기까지만 하자'는 게 있어서 말씀드리지는 못하는데, 제가 (노동시간 개편 관련) 말씀을 드렸다"고만 했다. 

김 대표는 노동시간 개편 관련 여당 입장을 묻는 질문에 "백지화는 아니다"라며 "사업의 성격, 규모, 하는 일의 종류에 따른 탄력성 없이 획일적으로 주 52시간을 적용하는 게 맞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다. 일하는 노동자들도 그런 목소리를 많이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총 근로시간을 어떻게 하고 그 범위 내에서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문제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여론을 수렴한 다음에 결정할 사안"이라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주 69시간'은 너무 안 맞는 시간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가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여야 대표 회동에서 윤석열 대통령 방일 외교 관련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정상회담 얘기는 없었다"고 했고, 민주당 측 안호영 수석대변인도 '강제동원 배상 관련 논의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 현안 말씀은 없었다"며 "오늘은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우리 당을 찾아와서 큰 틀의 방향을 말씀하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요구해온 여야 영수회담이나,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의 실언으로 촉발된 5.18 정신 헌법전문 반영 등 의제도 이날 회동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양당 대표 간 만남은 김 대표의 취임 인사 성격의 자리였다. 김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은 확실히 협력하겠다"고 쓴 이 대표의 당선 축하 글을 인용한 뒤 "전적으로 100% 공감한다. 특히 반도체법과 관련해 약간의 이견이 있었지만 3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결단을 평가하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쟁점이 덜한 법안부터 빨리 처리하면 좋겠다"며 '부동산 취득세 중과제도 개편', '30인 미만 사업장 추가 연장근로 허용 한시 연장'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그간 우리 당이 비상 체제였다 보니 여야 대표 사이에 대화나 이런 게 원활하지 않았다"며 "정상 체제를 복구했기 때문에 자주 찾아뵙고 시간 되면 찾아오시고 하면서 격주에 한 번씩 만나 식사해도 좋고 다양한 형태로 대화 채널을 열어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김 대표님이 당선 직후 하신 말씀처럼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의 역할"이라며 "정치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정쟁이 아니고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경쟁이 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대선 때 여야 후보들이 공통되게 국민께 약속한 게 상당히 많다"며 "공통 공약 추진단을 구성해 정책협의회를 만들고 공통으로 약속한 정책을 신속하게 입법하고 정책으로 만들어 집행하자는 말을 오신 기회에 다시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재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국가 역량을 다 모아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야 하기 때문에, 여야 간 범국가 비상경제회의를 구성해 함께 노력하자는 말도 여러 차례 드렸다"며 "오신 김에 비상경제회의를 구성해 시급한 경제 민생 현안을 함께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공개 회동에서 두 대표는 '규제 완화'에 관해서도 이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수석대변인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규제 완화와 관련해 김 대표가 '기업의 투자와 관련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고, 이 대표는 '불합리한 규제는 당연히 해소해야 하지만 필요한 범위 내에서 국민 안전, 생명과 관련한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 유 수석대변인은 이 부분에 대해 "김 대표가 기업 투자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과감한 규제 개혁에 대해 말했고, 이 대표도 불필요한 규제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해제하자는 것이 본인 입장이라는 말씀으로 민생 관련 불필요한 규제 개혁에 대해서는 여야가 의견을 같이했다"고 다소 결이 다른 내용을 전했다. 

두 대표 간 과거 악연에 대한 이야기도 농담조로 오갔다고 한다. 과거 김 대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 시절 이 대표를 겨냥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 공세를 펴자 이 대표가 "봉고파직(封庫罷職)에 더해 남극 쪽에 있는 섬으로 위리안치(圍籬安置)하도록 하겠다"고 한 일이 이날 대화 소재로 올랐다는 것. 김 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예전에 봉고파직 위리안치하겠다고 하셨다'고 하니 (이 대표가) 웃으시더라"고 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이 전 대통령을 만났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방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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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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