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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로 둔갑한 자매, 죽었다던 아이가 해외입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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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로 둔갑한 자매, 죽었다던 아이가 해외입양?

[해외입양인 인권 실태 조사] ② 해외입양인·친생부모 심층면접 조사 결과

"한국의 해외입양은 권위주의 정부 아래서 큰 수출산업으로 발전했습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1980년부터 1989년 10년간 총 6만6511명이 해외로 입양됐습니다. 당시 기준 출생아 100명 중 9명은 해외로 입양된 셈입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해외입양인 인권실태 및 인권보장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해외입양은 세계 최장기간, 최대 규모를 차지한다. 이제 경제규모로 세계 12위(2022년)인 한국은 여전히 해외입양을 보내는 송출국이다. 해외입양은 국경을 넘는 '이주'의 한 형태라는 점에서 공적 시스템을 거쳐야 하지만 최종 정착지는 '가정'이라는 점에서 사적인 영역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입양의 전 과정에서 정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매우 개인적이며 분절적인 '고통'으로 드러날 뿐, 국가가 개입한 구조적 문제는 은폐돼 왔다.

이런 문제의식에 기반해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해외입양인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통한 인권보장 방안 연구>(연구책임자 : 노혜련, 공동연구원 : 김재민 소라미 신필식 이태인 한분영, 보조연구원 : 박혜진 전세희)가 진행됐으며, 이 연구에서 드러난 내용을 바탕으로 22일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바로 보기 : 3명 중 1명 입양인 "아동 학대 경험", 8명 중 1명 "성적 학대" [해외입양인 인권 실태 조사] ①)

이 연구는 특히 지난해 덴마크 입양인들이 주도해 372명의 입양인들이 해외입양 관련 인권침해 여부를 판단해달라는 조사 신청서를 진실화해위원회에 제출했고, 진실화해위가 12월 8일 그 중 30여건에 대해 조사 개시 결정을 내린 것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발표된 해외입양인과 친생부모에 대한 면담조사 내용 중 명백히 인권 침해나 불법으로 보여지는 내용들을 발췌해 보았다.

▲해외입양인 심층면접조사에서 언급 빈도가 높았던 주제들을 코드 구름 시각화한 모습. ⓒ 해외입양인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통한 인권보장 방안 연구

"친생모는 난산이라 의식이 왔다 갔다 했고, 친생부는 병원에 오지 못했어요. (중략) 병원에서 친생가족에게 내가 출생 당시 사망했고, 시신을 처리했다고 통보했어요.(중략) 마침내 아동권리보장원을 통해 내 부모님을 찾았는데 내 친생부는 어리둥절했어요. 애가 죽었는데 무슨 소리냐..." (고아가 아님에도 친생부모 모르게 입양됨)

"A입양기관에서 친생부모한테 하는 말이 있어요. 유학 보내는 거랑 같다고. 입양 보내면 유학생 생기는 거라고. 친생부모는 입양 보내는 게 친권 포기라는 걸 몰라요. 그들은 자주 '18세 되면 다시 와서 다시 같이 행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요."(친권 포기 과정의 문제)

"내 입양부모님도 쌍둥이를 원한다고 기관에 얘기했는데, 내 아버지는 솔직히 어떻게 그렇게 빨리 찾았나 놀랐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나중에 DNA 검사를 해보니 우리는 자매는 맞지만, 쌍둥이는 아니래요. 내 서류의 모든 정보가 다 부정확한 것이고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추적할 것이 없었어요."(서류 조작)

"여섯 살쯤이었던 것 같아요. 입양모가 심리적 문제가 많았는데, 나를 가둬놓고 감옥의 죄수처럼 다뤘어요. 지하의 화장실에 나를 가두곤 했어요. 나는 칠흑 같이 깜깜한 곳에 앉아서 이틀 정도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면서 기다려야 했고 이후엔 나를 내방에 가뒀어요. 빈통을 화장실로 쓰게 만들었고요." (부적절한 입양 가정)

"대학 갈 때 내가 시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주민번호도 못 받았구요. 내 입양부모가 아무것도 안 한 거죠. 내가 자동으로 시민이 될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 수년간 머리 아파가면서 시민권 받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입양 국가의 국적 미취득)

"사회복지사가 비행기를 타고 와서 나를 봤어요. (입양모의 신체적 학대로 인해) 이 멍들고 긁히고 상처난 (몸통)을. 그런데도 나를 거기 계속 살라고 납득시키려는 거예요." (입양 사무서비스의 문제)

"병원 측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차가 여기 온다. 그래가지고 실어주면 된다', (중략) 해외입양이다 이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고. 이게 '그냥 부근의 고아원에 안 갔겠나', 아는 고아원만 생각하고 있었을 따름이지요." (친생부모에게 해외입양에 대한 설명 없이 입양 보냄)

"애들한테는 '부모님이 친권 포기했다' 이렇게 하고 보냈다고 그러더라고요. 처음에는 시설(고아원)에서도 보낼 생각이 없다가 이제 프랑스에 '나이 많은 아이를 원한다'라는 가정이 생기고 나서 갑자기 결정된 것으로. 그러고 나서 한 삼개월 정도 후에 애들 엄마가 연락했는데 '애들이 원해서 보냈다', 또 애들 엄마한테는 그렇게 얘기를 했다네요." (보육시설장이 친생부모와 입양자녀를 모두 속이고 입양 보낸 사례)

"제가 입양동의서를 봤는데 첫마디가 그랬을 거예요. '어, 이거 내 글씨체 아닌데?' 제 글씨체가 아니었어요." (입양동의를 제대로 받았다고 보기 힘든 입양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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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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