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미국 상공에서 발견돼 격추된 중국의 '정찰풍선'이 5개 대륙 40개국 이상에서 탐지됐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은 정찰풍선에 달린 안테나가 군사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배후에 중국군이 있다고 주장, "기상 관측용의 민간 비행선"이며 영토 침범은 "실수"였다는 중국 주장에 정면으로 맞섰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정찰풍선에 대한 이런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중국과 갈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는 9일 성명을 내고 중국이 5개 대륙의 40개국 이상에 고고도 정찰풍선을 보냈다면서 풍선 제조업체 등 미국의 영공 침입을 지원한 중국군과 연계된 기관에 대한 조치를 검토한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 패트릭 라이더 대변인은 5개 대륙으로 라틴아메리카, 남아메리카,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유럽을 지목했다.
미 국무부는 '기상 관측용'이란 중국의 주장을 배격한 이유에 대해 "미군 U-2 정찰기의 고해상 이미지에 따르면 침투한 풍선은 신호 정보 수집작업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풍선의 장비는 분명히 정보 정찰용이었고, 기상기구에 탑재되는 장비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중국군과 연계 가능성에 대해선 "중국 인민해방군 공식조달 포털에 게시된 정보를 보면 정찰풍선 제조업체가 중국군과 직접 연계돼 있다"며 "군이 승인한 업체"라고 설명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풍선들은 모두 정찰임무를 수행하는 중국 부대에 속한 것"이라고 중국군과 연계 가능성이 지적했다.
중국 정찰풍선이 한국이나 북한에서 발견됐을 가능성에 대해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8일 "동맹 및 파트너와 비공개로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지만, 9일 일본 정부에서 "지난해 1월 규슈 서쪽 공해상에서 소속 불명의 비행체를 확인했고 중국 정찰풍선과 관련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워싱턴에 주재하는 한국 포함 40여개국 대사관의 외교관을 초청해 가진 비공개 브리핑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2019년 정찰풍선 1개가 하와이와 플로리다주 상공을 통과해 지구를 일주했다"며 "또 다른 정찰풍선들이 일본, 인도, 베트남, 대만, 필리핀 등에도 보내졌다"는 정보가 공유됐다고 CBS방송이 보도했다.
미 정보당국은 중국의 정찰풍선이 중국군이 운영하는 광범위한 정찰 프로그램의 일환이며, 중국 하이난 지역을 거점으로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 국정연설에서 "만약 중국이 주권을 위협하면 우리는 우리나라를 수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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