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이틀 만에 홍준표 대구시장과 SNS상 논쟁을 벌이며 정치 일선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나 전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홍 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패스트트랙 재판 관련 글은, 최소한의 사실 관계조차도 모르고 쓰는 망상 속의 소설이자 본인의 삐뚫어진 선입견이 가져온 억측일 뿐"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제가 그 당시 여당과 어떤 협상을 치열하게 하고 있었는지, 제가 원내대표 직을 계속 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아마 홍준표 시장은 상상조차 못할 것"이라며 "물론, 사실을 이야기해도 듣지도 않을 분일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나 전 의원은 "지속적으로 저를 비열하게 공격하는 그 정치적 의도는 짐작이 간다"며 "매일 같이 보여주시는 그 모습이 딱해서 저는 대꾸도 안했지만, 적어도 패스트 트랙 재판에 관해 이런 허황된 왜곡을 하는 것 만큼은 금도를 넘은 것이다. 왜 그렇게 조급한가?"라고 했다. 이는 홍 시장이 당 주류와 가까워지려는 의도에서 대통령실·친윤계와 갈등해 온 나 전 의원을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고, 전날인 26일에는 취재 기자들에게 '그간 취재하느라 고생 많았다'는 요지의 안부 인사를 전하면서 "제 결심은 오직 당이 잘 되었으면 하는 충정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했었다. 메시지 자체는 특별할 게 없지만, 전대 불출마 선언 후 잠행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예상 및 관행과 달리 연일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모습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앞서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나 전 의원을 비판한 글을 올렸다. 홍 시장은 "잊혀진 재판이 있다. 패스트트랙 재판"이라며 "벌써 3년이 지나갔지만 2019년 11월에 있었던 선거법, 공수처법을 둘러싼 여야 대립에서 야당이었던 우리 당이 그 두 법 국회 통과를 물리적으로 막으려다가 당대표, 원내대표를 비롯해서 전, 현직 의원들이 무더기로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이라고 썼다.
홍 시장은 "당시 당대표, 원내대표는 다음해 공천이 걸린 의원들을 압박해 최전선에 내세웠고 책임 지겠다고 호언장담한 그 지도부는 그 후 그 누구도 책임 지지 않았다"며 "지도부가 나서서 검찰수사 단계에서 우리가 책임 질테니 우리 지시를 따른 의원들은 기소하지 말라고 협상이라도 했다면 전, 현직 의원 수십 명이 정계퇴출의 족쇄를 아직도 차고 있을까?"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그 사건은 유죄가 되면 무조건 정계 퇴출이 되는 엄중한 법 위반 사건"이라며 "국회 cctv에 다 찍혀 있는데 무죄가 될수 있을까? 지도부 무책임의 극치로 금년안에 1심이 끝날 그 재판에 연루된 전, 현직 의원들의 심정은 지금 어떨까? 그래서 무책임하고 무능한 지도부를 만나면 의원들과 당원들만 피눈물 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전에도 홍 시장은 "받은 두 자리 장관급 중 한 자리만 반납하고 다른 자리 하나는 그대로 뭉개고 앉아 있는 저의는 아직도 간보기를 계속하겠다는 건가?(지난 13일)" "대학 시절 사적 관계를 아직도 착각해 국가의 공무와 연결시키면서 칭얼대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딱하기 그지 없다(지난 17일)" 등 페이스북 글로 나 전 의원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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