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부산시 후원으로 제작된 한복 홍보영상이 일본식 전산가옥에서 촬영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체부와 부산시가 후원하고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가 만든 한복 홍보 영상이 있는데 이 영상의 배경중 한 곳이 전통 한옥이 아닌 일본식 '적산가옥'이어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 2021년부터 부산을 관광 및 축제와 접목한 한복 문화 거점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의 한복 문화 지역거점지원 사업인 '한복 품은 부산'을 진행 중이다.
이 행사를 위해 제작된 홍보 영상 중 하나의 장소가 일본식 전산가옥에서 촬영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인데 적산가옥은 지난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2차 세계대전 패배 후 한반도에서 철수하면서 우리 정부에 귀속됐다가 일반인에게 팔린 주택물이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이 곳은 200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명소라곤 하지만, 해방 이후 '정란각'이라는 고급 요릿집(요정)으로도 쓰였던 곳"이라며 "근데 왜 하필 한복을 홍보하는 영상을 만드는데 이 곳에서 촬영을 한 이유가 무엇인가. 참 답답할 노릇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그래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있고 중국 대표 전자제품 기업인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서는 한복을 '중국 문화(China Culture)'로 소개해 큰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처럼 중국은 한복을 자신의 전통문화로 편입시키려는 '한복공정'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데 이런 어이없는 상황은 중국에 또 하나의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될 것"이라며 "아무쪼록 우리의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먼저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력를 높이기 위해 더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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