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반정부 시위대에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해 국제사회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사형 선고를 받은 모센 셰카리(23세)의 사형이 이날 집행됐다. 그는 지난 9월 25일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테헤란에서 거리를 막고 칼로 보안관을 공격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날 사형 집행은 선고를 받은지 채 20일도 지나지 않아서 집행된 것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지금까지 최소 12명의 사람들이 반정부 시위에 연루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는 점에서 다른 12명의 사형도 집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때문에 유엔 뿐 아니라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국가들도 이날 이란 정부를 비판하는 입장을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사형 제도가 없는 세상"이라며 사형제도에 대한 유엔의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반대를 억압하고 시위를 진압하려는 정권의 시도가 암울하게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미국은 이란의 인권 유린에 맞서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도 외무부 장관 성명을 통해 이란 정권의 폭력성에 대해 비난했다.
이란 인권 운동가들에 따르면, 지난 9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 하면서 촉발된 시위로 이제까지 최소 475명이 사망했으며, 1만8000명 이상이 당국에 구금됐다.
이란 의료진들 "보안군, 젊은 여성들의 얼굴, 가슴, 생식기 겨냥해 산탄총 발사"
한편, 이란 반정부 시위대를 비밀리에 치료해온 의사와 간호사들에 따르면 보안군이 산탄총으로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여성, 남성, 어린이들을 상대로 무분별한 사격을 가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이날 보도했다.
이들은 보안군은 일부러 시위 참가자들의 눈이나 얼굴을 겨냥하는 일들은 흔했으며,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는 얼굴, 가슴, 생식기를 겨냥해 산탄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허벅지와 생식기 부위에 집중적으로 산탄총을 맞은 여성을 치료한 의료진은 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부상 당한 여성이 내 딸이었을 수도 있다"며 시위대를 치료하면서 트마우마가 생겼다고 전했다.
이란 외교부는 의료진들의 진술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이 언론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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