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법원이 대통령선거 결과에 오류가 있다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 청구를 23일(현지시간) 기각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리 지 모라이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장(대법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이 속한 자유당을 비롯한 우파 연합 측이 제기한 대선 투표기 특별 검증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는 지난달 30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득표율 1.8% 포인트 차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보우소나루 측은 앞서 "결선투표 당시 쓰인 일부 전자 투표기에서 심각한 오작동 징후를 발견했다"며 해당 투표기에 대한 검증을 해달라는 취지의 서류를 제출했다. 이들은 2009-2015년에 제조된 구형 전자 투표함 중 28만여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고선거법원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히려 '악의적 소송'이라는 취지로 우파 연합 측에 약 57억 원(2290만 헤알)의 벌금을 부과했다.
'남미의 트럼프'라고 불리던 보우소나루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똑같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소송을 걸었으나 선거 결과를 뒤집기는 커녕 거액의 벌금을 내게 됐다.
트럼프도 지난 2020년 11월에 치러진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평화적 정권 교체를 거부하며 우편투표 문제, 전자 투표기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수십건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트럼프의 '선거 사기론' 주장을 철썩같이 믿는 트럼프 지지자들은 결국 2021년 1월 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확정짓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의회에 난입을 해 5명이 사망하고 1000명 가까이 다치는 무장 폭동을 벌였다.
의회 무장 폭동 사태를 계기로 트럼프는 결국 정권 이양을 약속했고, 바이든은 그해 1월 20일 예정대로 취임할 수 있었다.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는 보우소나루 측의 법적 투쟁은 23일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일단락 됐지만, 3주 넘게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는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분노한 보우소나루 지지자 시위가 자칫 트럼프 지지자들의 1.6 의회 폭동처럼 폭력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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