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측근 둘을 구속한 검찰 수사에 대해 "검찰독재정권의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주말 이뤄진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구속영장 발부에 당 일각에서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지만, 강경·정면대응으로 기조를 잡은 셈이다. 이 대표와 함께 당 '투톱'인 박홍근 원내대표도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를 하고 있다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21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확하게 25년 전 오늘 대한민국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면서 "(최근) 민생과 경제는 백척간두의 위기인데 정부의 인식과 대응은 천하 태평처럼 보인다. 위기 극복에 써야 될 국가 역량을 야당 파괴에 허비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이어 "검찰독재정권의 어떤 탄압에도 우리 민주당은 흔들림 없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평화와 안보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아예 "정 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구속의 본질은 윤석열 정권 차원의 이재명 죽이기"라고 주장하며 "민주당은 이재명 죽이기 야당 파괴 행위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 실장의 구속 수사는 부당하다"며 "증거가 아닌 유동규의 일방적 진술에 의존한 수사가 결국 구속으로 이어졌다"고 직접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 실장은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응했고, 검찰이 요구한 압수수색에도 모두 협조했다. 증거인멸은 어불성설"이라며 "그럼에도 제1야당 대표의 정무조정실장인 공인을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로 구속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당 내에서는 "당은 공조직이니까 별개로 대응하는 것이 마땅하다"(이상민), "이게 무슨 당무와 관련된 일이냐?"(조응천) 등의 회의론이 나왔고, 이날도 박용진·조응천 의원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이 당 차원의 방어에 비판적 시각을 보였지만(☞관련 기사 : 이재명에 쏟아진 쓴소리 "정진상 구속, 李 직접 해명해야") 민주당 지도부의 선택은 달랐다.
국민의힘은 정 실장 구속에 한껏 기세를 올리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한다"며 "안타깝게도 이 대표는 '야당 탄압', '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위기를 탈출하려 하지만 그런 주장을 납득할 국민이 누가 있겠느냐"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 대표가 지도자다운 결단을 내려 달라"며 "자신의 사법 리스크 처리를 위해 민주당에 묶은 정치적 족쇄를 풀어야 한다. 그런 게 앞선 민주당 지도자들이 위기의 순간에 보인 결단이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이 '결단'의 의미를 묻자 "엄중한 민생경제, 예산국회 시기에 당신의 사법 문제와 정치의 책임의 문제는 분리해서 대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추상적으로 '야당 탄압'이라고 하지 말고 공소장과 구속영장에 나오는 본인 이야기 (가운데) 뭐가 사실이고 아닌지 밝혀 달라"며 "제발 나와서 속시원하게 이야기해 달라"고 이 대표에 대한 공세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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