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주말인 19일에도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며 주요 피의자의 직무유기 혹은 과실치사상 혐의 입증을 위한 '바닥 다지기'에 주력했다.
특수본은 이날 서울경찰청과 용산구청, 용산구보건소 직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사고를 막기 위한 사전 안전 관리 대책이 있었는지, 현장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받은 박희영(61) 용산구청장과 류미진(50)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이 내놓은 진술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혐의를 뒷받침할 추가 진술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알려졌다.
이날 참고인으로 조사받은 이들 중에는 유승재 용산구청 부구청장도 포함돼 있다.
유 부구청장은 참사 전인 지난달 27일 구청에서 열린 핼러윈 안전대책회의에 박 구청장 대신 참석한 인물이다.
특수본은 아울러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최성범(52) 용산소방서장에 대한 신문 사항 준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 서장은 참사 발생 전 112신고를 받은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도 출동이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추가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대응 2단계 발령을 늦게 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의혹, 이태원 일대 불법건축물 등 안전 위험 요소 점검·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의혹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전 서장에게는 핼러윈 기간 경찰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안전 대책 보고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참사가 발생한 지 50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해 늑장 대응한 혐의가 있다.
최 서장과 이 전 서장을 끝으로 이달 7일 한꺼번에 입건된 주요 피의자의 1차 소환 조사가 사실상 마무리된다.
특수본은 혐의의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일부 피의자를 추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핼러윈 위험분석 보고서 삭제 의혹에 대한 수사는 용산경찰서 정보과에 이어 서울청 정보라인을 조준하는 모양새다.
의혹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박성민(55) 전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도 소환 대상으로 거론된다.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김모(51) 경정은 이달 15일 먼저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