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3당이 공동 추진하고 있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실시 요구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긍정적 사인을 내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당 최고위 회의석상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께서 어제 공문을 통해 국정조사 계획서에 관한 의견과 특위 위원 명단을 21일 정오까지 제출하라고 요청하셨다"며 "민의를 대변하고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회의 수장으로서 오직 국민의 뜻과 국정조사법에 따라 내린 결단으로 평가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 의장은 전날 오후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공문을 보내 △국정조사 목적과 조사대상 기관을 포함한 조사 범위 및 기간에 대한 의견 △국정조사특위 구성시 전체 위원 수와 교섭단체별 배분안 △각 당의 국정조사특위 후보위원 명단 등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가적 대참사 앞에서 우리 국회가 최소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나서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김 의장을 치켜세우며 "민주당은 의장의 요청대로 국정조사를 요구한 국회의원 181명의 뜻을 하나로 모아 국정조사 계획서 안과 특위 위원 명단을 제출하겠다. 회의가 끝나는 대로 대변인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회의 후 오영환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 몫인 특위 위원장은 4선 우상호 의원으로, 위원에는 김교흥(재선. 간사), 진선미(3선), 권칠승·조응천(이상 재선), 천준호·이해식·신현영·윤건영(이상 초선) 의원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변인은 "우상호 위원장(내정)은 민주당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특히 원내대표 재임 시절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당시 국정조사를 지휘하고 시행한 경험이 있다"며 "김교흥 의원은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 행안위 간사이자 (민주당) '이태원참사대책본부' 진상조사단장으로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준비가 가장 잘돼 있는 적임자"라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야권 단독 발의에 이어 국회의장까지 여당 협조 없는 국정조사 강행을 막지 않겠다는 사인을 내면서 공은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 국민의힘도 더는 대통령에 대한 충성 경쟁에만 빠져 민심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국회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에서 이제라도 벗어나 이태원 참사 진상을 규명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기 바란다. 의장 요청 시한까지 국민의힘도 조사계획서 안과 특위 명단 제출에 나서길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 주재로 3선 이상 중진, 재선, 초선의원 간담회를 순차적으로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했지만 그 결과는 모두 '국정조사 시행 불가'가 압도적 다수였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의장이 보낸 공문에 어떻게 답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수사 결과가 나오고 난 다음에 필요하면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의장이 보낸 공문에 대해 어떻게 답할지는 상의 중이다. '수사 이후 필요하면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고 답할지, '국정조사 필요 없다'고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여당이 반대해도 야3당이 밀어붙이면 거부할 수 없지 않느냐'는 질문이 추가로 나오자 "그런 면도 고려하고 있다"며 "그런 면을 두고 전체적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국회의장께서 합의 없는 의사진행은 안 할 거라 믿지만 만약 일방적으로 의결되는 상황이 있다면 그런 면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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