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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로 주택 상투 잡은 2030, 높아지는 금리로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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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로 주택 상투 잡은 2030, 높아지는 금리로 '멘붕'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 전망…부동산 폭락 따라 신용불량자 나올 우려 커져

가파르게 오르는 금리가 2030 청년들을 옥죄고 있다. '빚투'로 쌓아올린 집값이 감당하기 어려운 이자로 되돌아오고 있다. 고금리 추세가 이어질 경우, 부동산 폭락 영향과 맞물려 2030세대에서 신용불량자가 폭발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부동산 중개플랫폼 '직방'이 10월 18일부터 11월 1일까지 앱 사용자 9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와 비교해 대출 이자가 '늘었다'고 70.7%가 응답했다. '변동없다'는 응답은 26%, '줄었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수도권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79.4%)과 서울(78.5%) 거주자에게서 이자 부담이 늘었다는 응답이 높았고 경기(70.4%) 거주자도 70% 이상이 늘었다고 답했다.

▲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올해 초 3%였던 대출금리, 7% 육박

이자 부담이 늘어난 배경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2021년 7월 0.5%에 불과했던 기준금리는 올해 10월 기준으로 3%를 기록하고 있다. 불과 1년 3개월 사이 6배나 오른 셈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다보니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의 금리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의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는 3.98%로 9월(3.4%)에 비해 0.58%P 올랐다. 이는 코픽스 공시 시작(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일뿐더러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픽스란 은행에서 돈이 필요해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왔는데, 이 돈을 갚을 때 이자를 얼마 줄 건지 기준을 삼는 지수다. 일선 은행에서는 누군가 주택대출을 받으려 할 경우, 시중은행이 한국은행 등에서 돈을 빌린 뒤 이를 빌려주는 데, 이때 은행이 빌린 돈의 이자가 얼마인지가 주택대출자에게 책정되는 금리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

이에 따라 현재 주택담보대출은 7%에 근접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3%대였던 대출금리가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일례로 10월 기준 서울 주택 평균 매매가는 9억2694만 원인데, 만약 LTV 40%(약 3억7000만 원)를 적용받아 집을 샀다면 한 달 약 92만 원이던 이자가 210만 원으로 늘어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1757조9000억 원으로 기준금리가 연 0.5%였던 1년 전과 비교하면 27조4000억 원의 이자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집값 오르자 빚내서 산 이들 103만 명

이 같은 이자의 늪에 허덕이는 이들이 특히 지난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1년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무주택자였다가 지난해 주택 보유자가 된 사람은 103만6000명에 달했다. 전체 무주택자 3566만2000명 중 2.9%가 지난해 무주택에서 벗어난 것이다.

무주택자의 주택구입은 2018년~2019년(연간 82만~83만 명)보다 2020년(98만 명)이 높았으나 2021년은 그보다 더 늘어났다. 문재인 정부 시기 집값이 상승하면서 무주택자들이 빚을 내 주택을 구입한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2021년에 주택을 구입한 103만 명은 그간 급등했던 주택 가격을 고스란히 껴안고 집을 사들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그런 이들은 지속해서 오르는 금리를 견디기 쉽지 않다.

앞으로 이자 부담은 더 커질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오는 24일 한국은행이 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대출 금리가 8%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 미 연방준비제도위원회(Fed)의 움직임도 눈여겨봐야 한다. 연준은 올해 말 기준금리를 현재의 4%에서 4.5% 수준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우리도 지금의 3%에서 기준금리의 대폭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높아진 금리에 시름 깊어지는 2030세대

주목할 점은 이렇게 금리가 오를수록 특히 2030세대의 시름은 깊어진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청년층은 주택 구입시 대출 비중이 56.7%로 다른 세대(36.4%)보다 대출에 더 크게 의존했다. 더구나 202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주택가격 급등기에 주택을 구입한 세대도 청년층이 상당했다. 수도권에 있는 주택 매매 3건 중 1건은 청년층이 거래 당사자였다.

여기에 다수의 청년들이 위험자산(주식, 가상자산 등)에 신용대출로 상당액을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상에 따른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요 10개 증권사의 2030세대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해 6월말 기준 3조6000억 원으로, 1년 사이 1조7000억 원이 늘었다. 게다가 가상자산 투자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5%나 됐다.

미국발로 높아지는 기준금리에 2030세대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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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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