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관련해 필요하면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증거 확보를 위한 경찰 수사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거부 입장을 취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필요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국정조사를 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신속한 강제 수사를 통해 여러 가지 증거를 확보하고 보전하는 게 중요하지 강제 수단이 없는 국정조사를 지금 하면 오히려 수사에 방해가 되고 논점만 흐린다"고 반대했다.
그는 다만 "수사 결과를 보고 미진하거나 부족한 점이 있다면 국정조사를 거부하지 않겠다. 오히려 우리가 나서서 국정조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요구서를 내면 범위와 시기를 논의하겠지만 이전에 여러 큰 사건에 있어서도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국정조사를 한 전례가 많다"며 "더구나 수사 책임을 진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정권에 임명됐고 지난 정권 청와대 근무 경험도 있기 때문에 정권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수사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수사 상황을 지켜봐 주시고 필요하면 그때 국정조사를 요구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주 원내대표는 경찰 수사가 우선이라는 입장과 관련해 "하나 아쉬운 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한 박탈)법의 문제점이 지금도 드러나고 있지만, 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을 경찰에 맡겨 수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민주당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상설특검을 발의해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법무부가 판단할 일"이라며 "수사 상황을 봐가면서 판단할 거라고 본다"고 했다.
반면 경찰 수사나 한 장관이 주도하는 특검에 대해 정부 불신을 이유로 반대하는 민주당 지도부는 국정조사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 (☞관련기사 :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카드 꺼낸 민주당…"정부 '셀프 조사' 못 맡겨")
이재명 대표는 "은폐나 축소는 사건 그 자체보다 더 심각한 정부 불신, 정부에 대한 의혹을 불러온다"며 "국민의 대리인인 국회에 관련 자료를 빠짐 없이 신속하게 제공해서 국민께 공개하는 것이 이 문제를 풀어가는 가장 바람직한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정조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성역 없는 국정조사는 거스를 수 없는 민심"이이라며 "정작 서울청장실과 용산서장실은 경찰 압수수색에서 빠졌다. 수사 받아야 할 정부가 수사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다음 주 초에 바로 제출하겠다. 국민의힘도 여야정조사특별위원회를 제안한 만큼 정부는 빼고 국회 차원의 조사가 이뤄지는데 조건 없이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