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세 모자 살해 40대 "내가 잘못한 것 맞다"

오늘 오전 수원지법 안산지원 영장실질심사 출석… "기계처럼 일만 시켰다" 피해자에 책임 전가

경기 광명시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가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이 사건 피의자 A씨는 28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출석하며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확히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건 2~3일 전부터"라고 답변한 그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내가 잘못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아내와 10대인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A씨가 2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경기도 안산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나는) 8년 전 기억을 잃었고, 이번에 코로나19에 걸리고 난 뒤 기억이 돌아왔다"며 "8년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사했는데 제 어머니는 버려졌고 저는 ATM처럼 일만 시켰다. 그래서 조금씩 울화가 쳐서 그런 것 같다. 죄송하다"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도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5일 광명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1년 여 전 지병으로 회사를 퇴직한 A씨는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아내와 자주 다퉜으며 범행은 사건 발생 사흘 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사건 당일 오후 아내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밖으로 나오라고 한 뒤 CCTV 사각지대인 계단을 이용해 집으로 올라가 큰아들을 먼저 살해한 이후 5분 여 뒤 집으로 돌아온 아내와 집 안에 있던 작은 아들에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범행 뒤 곧바로 밖으로 나간 A씨는 아파트 인근 수풀에 범행 당시 입었던 옷과 흉기 등을 버린 뒤 알리바이를 위해 PC방으로 자리를 옮겨 2시간 30여분 가량 머물다 집으로 돌아가 "외출 후 돌아오니 아내와 아이들이 죽어있다"고 119에 거짓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외출 전후 A씨의 옷이 다른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내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받던 A씨를 용의자로 긴급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