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은 전문 산악인부터 나이 지긋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즐겨 찾는 산입니다. 9월 중순이면 대청봉에 단풍이 물들고, 10월에는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데요. 10월에 설악산을 안 가면 뭔가 허전하기 마련입니다. 10월 두발로학교(교장 진우석, 여행작가)는 15일(토) 제77강으로, 남설악의 단풍 속에 풍덩 빠져봅니다. 점봉산 품에 자리한 주전골은 설악산에서 가장 수월한 트레킹 코스로, 계곡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가는 완만한 계곡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기암괴석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주전골을 걸으며 몸도 마음도 붉게 물들여보면 어떨까요. 10월의 설악산으로 함께 떠나보시죠.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라 안전하고 명랑한 답사가 되도록 출발 준비 중입니다.
*참가회원님은 자신과 동행자의 건강을 위해 최종 백신접종을 완료하시고, 항상 실내 마스크 착용, 손 소독, 거리두기를 잘 챙겨주시기 바랍니다.
*발열·근육통·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참가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두발로학교 제77강으로, 2022년 10월 15일(토) 찾아가는 <설악산 주전골 단풍맞이>에 대해 들어봅니다.
빼어남이 장엄함을 압도하는 설악산
설악산은 지리산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산이다. 지리산이 웅장하다면 설악산은 화려하다. 일찍이 서산대사는 <명산론(名山論)>에서 장엄함과 빼어남의 두 가지 잣대를 이용해 산의 아름다움을 예찬했다. “지리산은 장엄하되 빼어나지 않고, 설악산은 빼어나지만 장엄하지 않다”라고 했다. 이 말은 지리산이 빼어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장엄함이 빼어남을 압도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설악산은 빼어남이 장엄함을 압도한다. 이러한 산의 특성은 사람들을 지리파와 설악파로 나누기도 한다. 웅장하고 따뜻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은 지리파가 되고, 빼어나고 화려한 것에 끌리는 사람은 설악파가 된다.
내설악, 외설악, 남설악의 특징
설악산은 크게 외설악과 내설악, 남설악(점봉산 포함)으로 나뉜다. 공룡능선을 기준으로 내륙 쪽은 내설악, 바다 쪽은 외설악, 한계령 너머 점봉산 포함해서는 남설악으로 구분한다. 내설악은 수렴동계곡을 비롯하여 가야동계곡, 십이선녀탕계곡, 용아장성 등이 대표적인 경관을 이루며 산세가 완만해 백담사와 봉정암 등 고찰이 자리 잡았다. 일찍이 내설악의 그윽함에 반해 매월당 김시습이 머물렀고, 백담사의 한용운은 수렴동으로 산책하면서 <님의 침묵>의 절창을 낳기도 했다. 외설악은 폭포와 담소가 이어진 설악산 최고 계곡으로 꼽는 천불동계곡, 우리나라 최대 바위봉인 울산바위과 토왕성폭포, 권금성 등 설악의 비경이 즐비하다. 남설악은 주전골과 흘림골, 오색약수, 오색온천 등을 거느린다.
흘림골, 여심폭포와 등선대 절경
남설악 주전골로 가려면 내륙에서 한계령을 넘어야 한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한계령 고갯길에서 양희은의 <한계령> 노래를 듣지 않을 수 없다. 처연하게 아름다운 단풍 숲을 헤치고 큰 고개를 넘어가는 기분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한계령을 넘으면 흘림골 입구에 닿는다. 흘림골은 점봉산 영역에 속한 작은 계곡이다. 흘림골 이름은 숲이 깊고 짙어 항상 날씨가 흐린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흘림골은 과거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좋았던 곳이다. 2004년 다시 개방 후 몇 번의 산사태로 길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했고, 올 9월에 7년 만에 다시 열렸다. 여심폭포가 신비롭고, 등선대에서 바라보는 설악산 조망이 일품이다.
주전골이 시작되는 용소폭포
등선대에서 구불구불 이어진 데크길을 내려오면 용소폭포 입구에 닿는다. 여기서 잠시 용소폭포를 안 보고 갈 수 없다. 폭포는 높이는 약 10m, 소의 깊이 약 7m로 아담한 규모지만, 단풍과 어우러진 풍광이 일품이다. 옛날 이 소에서 살던 천년 묶은 암수 이무기 2마리가 용이 되어 승천하려 하다가 수놈만 승천하고 암놈은 미처 준비가 안 되어 이곳에서 굳어져 바위와 폭포가 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주전골, 남설악의 대표 절경
용소폭포 입구부터 주전골이 시작된다. 여기서 오색까지 3.2㎞ 이어진 주전골은 설악산을 통틀어 가장 쉬운 코스다. 전 구간이 계곡을 따르는 평지라서 누구나 쉽게 남설악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주전골이란 이름은 옛날 승려를 가장한 도둑 무리가 위조 엽전을 만들었다고 설과 용소폭포 입구에 있는 시루떡바위가 마치 엽전을 쌓아 놓은 것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얘기가 있다. 재밌게도 2006년에 주전골에서 조선중기 또는 후기에 만들어진 상평통보 29개가 발견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전골, 선녀탕과 독주암
주전골을 따라 걷다 보면, 계곡 좌우로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마치 거인의 품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신비롭고, 맑은 계곡과 단풍이 어우러진 모습은 가히 신선의 세계라 할 만하다. 넓은 소를 이루는 선녀탕, 우뚝한 기암인 독주암 등을 차례로 거치면 오색약수를 만나면서 트레킹이 마무리된다.
오색약수와 오색온천
오색약수는 1500년경 오색석사(지금의 성국사)의 한 승려가 발견했다. 그런 인연으로 오색석사의 이름을 따서 오색약수라고 이름 붙였는데, 다섯 가지 맛을 내기에 오색약수라고 부른다는 말도 있다. 샘솟는 양이 500년 넘게 일정하고 철분과 탄산이 많아 빈혈, 위장병, 신경쇠약 등에 특히 효능이 있다. 원래 약수는 세 곳이었으나 계곡 상류쪽 약수인 제2약수터는 지난 2006년 폭우로 사라졌다.
오색온천은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고려온천이라 하여 온천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수온은 30 ℃로 비교적 낮은 편이며, 알칼리성으로 유황성분이 많다. 위장병, 빈혈증, 신경통, 신경쇠약, 기생충 구제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영랑호
이어 외설악 자락의 명소, 속초의 영랑호 호반길을 거닌다. 영랑호는 신라 화랑 영랑이 벗들과 금강산으로 수행을 다녀오다가 호수의 아름다움에 반해 오래 머물며 풍류를 즐겼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명소다. 호수 중간 뜬다리(영랑호수윗길)가 생겨, 다리 위 호수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설악산 일대 풍광이 장관이다. 울산바위, 달마봉, 신선봉, 대청봉, 화채봉 등 설악의 비경을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다.
두발로학교 제77강 <설악산 주전골 단풍맞이>는 2022년 10월 15일(토) 06시 40분 서울을 출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카페에서 ‘인문학습원’을 검색하여 두발로학교 기사(10월)를 확인 바랍니다.
두발로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을 즐기려는 동호회원들의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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