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고장을 표방하는 영주시 선비문화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가 사실상 부재하다는 지적이 팽배한 가운데, 최근 순흥면을 성리학의 발상지로 표기한 표지석이 순흥면 입구에 세워져 중국과 외교 분쟁으로 비화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순흥면은 9월 초 1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순흥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선비세상의 개장에 맞추어 선비세상으로 진입하는 순흥면 입구에 <순흥, 성리학발상지> 표지석을 건립했다.
순흥면장은 이번 기념표지석 건립에 대해 “순흥면민 중심의 순흥연구회, 봉도각보존회, D모씨, R모씨 등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고, 전임시장에게도 건의했고, 금번 시장 초도순시에도 순흥면 사업으로 표지석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보고를 올린 바 있다.”고 밝혀, 영주시 선비문화의 컨트롤 타워가 사실상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발상지(發祥地)라는 말은 어떤 사상이나 문화가 처음으로 태동한 곳이라는 의미인데, 순흥을 성리학의 발상지라고 명명한다면 성리학의 발상지인 중국과 외교적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며 “인천이 기독교의 전래지라고 하지 기독교의 발상지라고 하지 않는 것을 견주어 보면 문제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훈수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순흥면장은 "주민들 및 동양대 교수들과 상의한 결과 <순흥, 동방성리학발상지(東方 性理學 發祥地)>로 표지석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현재 교체작업을 추진중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철학계에서는 <동방성리학발상지>라는 용어 또한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철학계 중진 C교수는 “학술계에서 동방성리학이라는 용어는 생소할 뿐만 아니라, 설사 성리학이 영주 출신의 안향선생에 의해 도입되었다 할지라도 동방성리학발상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이왕 영주시가 선비정신의 세계화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보다 학술적으로 공인된 정확한 용어와 개념을 사용할 필요가 있고, 학문은 어디서 발생했는가 보다 어디서 꽃을 피웠는가 하는 점이 중요한데 왜 발상지에 주목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영주시민들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영주시가 모르고 있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주민 A씨는 “영주가 세계적 선비도시로 발돋움을 준비하면서도 선비문화 발전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이다. 영주시는 동호회 수준의 야구단으로 메이져리그 진출을 선언하는 무호함부터 먼저 혁신해야 할 것이다”며 “향후 어떻게 일이 처리되는지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일” 이라며 따끔한 비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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