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다. 예상대로 '이재명 대세론'이 나타나고 있지만, 호남 경선에서 전국 평균보다 낮은 득표율이 나오면서 당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율은 광주 34.18%, 전남 37.52% (이상 21일), 전북 34.07% (20일)로 집계돼 평균 35.49%를 기록했다. 이는 충청권 순회경선까지의 전국 평균 37.69%보다 2%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민주당의 심장이자 최대 당원 분포 지역인 호남권에서 40% 이하의 투표율이 나온 것이다. '분모'인 당원 수를 감안하더라도 부산(50.07%)이나 대구(59.21%), 경북(57.81%) 등 지역과 차이가 컸다.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광주시장 투표율이 전국 최저인 37.7%에 그친 일이 상기된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22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호남에서 각축전이 벌어져서 늦게라도 당의 경쟁에 활력이 돌았으면 좋았겠다 싶었는데 그게 좀 안 돼서 아쉽다"며 낮은 투표율의 이유에 대해 "승부가 거의 결정되다시피 하니까 별로 흥미를 못 끄는 측면도 있고, 당의 일부 소수·강성 그룹이 과다 대표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전통적으로 뒷받침해 왔던 당원들이나 또는 온건한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뒷전에 밀려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한편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지난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에서 저희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이었고 당원들이 가장 많은 호남지역에서 투표율이 저조한 건 지난 지방선거에 이어서 매우 큰 경고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되는데, 지난 지방선거 이후에도 이 문제를 계속 지나쳐 오는 것 같다"며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한 문제고, 텃밭이 흔들리면 다른 데는 더 볼 일 없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 보면 거의 호남 빼놓고는 대부분이 다 빨간색으로 뒤범벅이 되었지 않았느냐? 민주당이 그만큼 절박한, 벼랑에 몰려 있는 상황인데, 그런 정도의 절박성과 간절함을 가지고 다시 건강성을 회복하고 (당을) 복원해야 되는데 이번 전당대회가 그런 계기로 활용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이 의원은 이처럼 낮은 투표율이 이후 '이재명 지도부'가 출범할 경우 당 대표의 정통성·대표성에 문제가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게 우려를 하는 게 맞다"며 "왜냐하면 대다수의 국민 당원들이 이번 전당대회에 참여하지 않고 그냥 방관자적 또는 이탈자의 마음으로 있었기 때문"이라고까지 했다.
이재명 후보를 맞상대하고 있는 박용진 당 대표 후보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투표율이 전체적으로 낮다"고 언급했다.
박 후보는 "제가 처음에 '어대명이라는 절망적 체념을 박용진이라는 희망으로 깨워 보겠다'고 출마선언을 했는데, 그 출사표대로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는 아쉬움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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