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절대 좌시하면서 손을 놓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펠로시 의장의 중국 방문은 개인적 결정이라면서 이를 빌미로 중국이 군사적 행동 등 긴장 고조에 나서지 말라고 당부했다.
2일 CNN, <파이낸셜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현재 싱가포르에 머무르고 있는 펠로시가 2일 밤이나 3일 오전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고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2일 밤에 도착한다면 펠로시는 하룻밤을 대만에서 머무르게 된다. 그는 3일 오전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일정이 공식화된 것은 아니다. 펠로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의회 대표단과 함께 아시아 순방을 떠나면서 대만행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29일 기자회견 때도 안보상 이유로 이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따라서 대만행 구체 일정은 유동적이지만, 방문 자체는 확실해 보인다. 다만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일부 언론들이 보도했다.
펠로시는 1일 싱가포르에 도착해 리셴륭 싱가포르 총리와 만났고 이후 말레이시아를 거쳐 4일 한국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난 뒤 5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美 "의회 지도자 대만 방문 드문 일 아냐…중국 책임있는 행동하길"
미국 바이든 정부는 펠로시의 대만 방문에 대해 독립된 기구로서 하원의장의 결정이라면서 이를 빌미로 중국이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고 당부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만일 펠로시 의장이 방문을 결정해 중국이 위기를 조성하거나 긴장을 고조시키려 한다면 그것도 전적으로 중국에 달린 것"이라며 "중국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어떤 긴장 고조에도 관여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더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의회 지도자들이 대만을 방문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면서 "중국이 거친 발언을 할 이유도, 어떠한 조치를 취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펠로시 의장이 해외 출장 시 안전하길 원하며 안전이 보장될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비 조정관은 그러나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대중국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 "중미 관계 심각하게 파괴…절대 손 놓고 있지 않을 것"
펠로시의 대만 방문에 중국은 연일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간다면 이는 중미 관계를 심각하게 파괴해 매우 심각한 사태와 후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한번 미국에 경고한다"며 "중국은 진지를 정비하고 적을 기다리고 있으며 중국 인민해방군은 절대 좌시하면서 손 놓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군 당국은 남중국해 4개 해역과 그 접속수역에서 2일 0시부터 6일 밤 12시까지 군사훈련을 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의식한 무력 시위의 성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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