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50명 이상이 사망한 포로수용소 포격 피해 조사에 유엔(UN)과 국제적십자사의 참여를 공식 요청했다고 31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올레니우카 미결 수용소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다수가 사망한 사건에 대한 객관적 조사를 위해 공식적으로 유엔(UN)과 국제적십자사에 참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날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도 "유엔은 올레니우카 포격에 대한 조사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영토 방위군을 인용해 지난 29일 오전 이뤄진 포격으로 올레니우카 수용소에 수감돼 있던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53명이 숨지고 13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은 올레니우카 수용소에 폭격을 감행한 주체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에서 지원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사용해 DPR이 점령한 이곳을 공격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수용소에서 이뤄진 고문 등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러시아가 공격에 나섰다고 비판하며 진상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젤렌스키, 자국군 포로 수감시설 피격에 "러, 고의적 전쟁범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자국군 전쟁 포로가 수감돼 있는 교도소가 공격을 받아 수십 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 "러시아의 고의적인 전쟁 범죄"라고 규정하고 강력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영상 연설을 통해 동부 도네츠크주(州) 올레니우카 교도소 피격에 최소 5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정보를 받았다면서 "우크라이나군 전쟁 포로를 의도적으로 대량 학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레니우카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장악한 지역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으로 올레니우카 교도소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즉각 부인했으며, 나아가 러시아의 자작극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번 공습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교도소 공격이 "러시아를 법적으로 분명히 테러지원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미국에 호소한다. (러시아의 테러지원국 지정에 대한) 결정이 필요하고, 지금 당장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해당 국가에 대한 방산 수출 금지, 대외원조 제한 등 규제를 부과할 수 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테러지원국 지정을 촉구해왔다.
다만 이런 규제 중 상당 부분이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미국과 우방국들이 취한 제재로 이미 시행되고 있다. 현재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북한과 쿠바, 이란, 시리아 등 4개국이다.
한편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이날 성명을 내고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과정에서 자행된 인권 침해와 국제 인권법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모든 조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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