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원로 정치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전당대회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는 이재명 의원에 대해 "'남의 말을 안 듣는다, 그냥 자기 고집대로 간다'는 평가가 압도적"이라며 "완주를 하려면 바뀌어야 된다"고 조언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5년이라는 마라톤을 뛰는데 지금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의원의 대선 패배 이후 행보에 대해 "'저렇게 질주하다가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면서 "모양 빠지는 인천 계양을에서 배지 달아서 또 대표로 숨 가쁘게 가서는, 설사 대표가 된들 5년이라는 긴 레이스를 순항할지 걱정스럽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부터 자기에게 제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그러면 이 동지들이 많이 생겨야 한다. 동지들로부터 신뢰를 좀 회복을 해야 한다"면서 "신뢰가 생기려면 '주변의 말을 듣는 사람'(이 되는 것)이 성숙해 가는 과정이다. 완주하려면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같이 지적하면서도, 이 전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나오면 될 것 같냐는 질문에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총장은 전날 확정된 전당대회 룰과 관련, 소위 친명(親이재명)계와 강경파 초선 의원들이 앞장서 주장해온 '컷오프에 여론조사 도입'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유 전 총장은 "요새 전당대회 룰 가지고 무슨 여론조사를 많이 포함하는 게 굉장히 혁신이고 개혁인 것처럼 일반적으로 얘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조금 이의가 있다"며 "공직 후보는 국민에게, 당직은 당원에게라는 게 (당의) 오랜 모토이고, 이른바 선진 민주국가라고 하는 곳에서 이런 거 뽑을 때 여론조사 포함하는 나라는 아마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 비율이 높아지면 옛날에 고(故) 노회찬 의원이 유시민 전 장관 이야기할 때 '100미터 미인'이라고 했는데, 멀리서 보면 아주 미인같아 보이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흉물이더라는 얘기를 해서 회자된 일이 있었다"며 "가령 중앙위원회에서 컷오프를 한다고 하면 그나마 경륜을 갖춘 사람들이 지금 중앙위에 포진해 있으니까 '이 사람이 과연 지도자감이냐'를 훨씬 잘 알고 있는데, 그걸 여론조사를 많이 포함하면 그게 혁신인 것 같지만 그건 '100미터 미인'들, 시끄러운 사람들, 자기 허명만 높인 사람들이 많이 뽑혀 들어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일장일단이 있다. 여론조사가 많이 반영되면 개혁이고 혁신이라고 하는 거에 대해서는 저는 그렇게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의 전대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이날 당 내에서는 '친명 패권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당 내 쇄신파로 통하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가 의결한 전당대회 규칙을 당무위원회가 다시 변경한 것을 두고 "친명 패권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계파 패권주의가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보냐'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대위 의결사항 반대 의원이) 처음에는 30여 명이었는데 60여 명까지 된 것은, 이렇게 말씀드리면 참 민망하지만 다음 선거 공천을 의식한 분들도 상당히 거기에 가담하지 않았을까 (한다)"라고 했다.
그는 "극성 당원과 강경파 의원들이 집단행동을 하고 하루 만에 당무위에서 결정이 뒤집힌 것은 이례적인 경우"라며 "대개 당무위는 비대위의 결정을 존중해 원안을 통과하는 것이 관례였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번에 이재명과 이낙연이 붙는 전당대회였어도 이렇게 그냥 빈대떡 뒤집듯이 팍팍 뒤집었을까?"라며 "97세대(90년대 학번, 1970년대생)를 얕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반부터 룰 가지고 이렇게 완력을 과시하면 (97그룹이) 솔직히 좀 위축되는 게 사실"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97그룹이 바람을 타면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은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하신 바가 있는데 그 생각은 변함 없냐'는 질문에 "변함 없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당 대표 선거에 나선 97그룹 가운데 강훈식 의원을 물밑에서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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