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의 국내전이 가능성까지 우려해야 하는 복합위기 상황"이라며 수출 제고 등의 대응을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들어 전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더욱 확대되고, 미국 등의 금리인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대외 여건이 더욱 어려워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5월 산업활동 동향 등 지금까지의 실물지표상으로는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아직까지는 국내경기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면서도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특성상 해외발(發) 충격이 물가・금융시장을 넘어 수출・투자 등 국내 실물경기로 파급될 가능성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가·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추 부총리는 "해외변수의 영향이 국내로 파급되면서 물가 오름세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향후 경기흐름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추 부총리는 "정부는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대응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물류 부담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가중되고 있는 대외 리스크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며 "수출 중소기업 등에 대해 무역금융을 금년 당초 계획 대비 약 40조원(+15.3%) 이상 확대하고, 특히 중소기업 물류비 지원, 임시선박 투입, 중소화주 전용 선적공간 확대, 공동물류센터 확충 등 중소 수출업계의 물류 부담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해외 여건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무역체질을 개선하고, 무역기반을 더욱 확충하겠다"며 이를 위해 △유럽·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 △친환경, 첨단 소재·부품·장비 등 새로운 수출 유망품목 발굴·육성 △디지털 무역 활성화 △컨텐츠·헬스케어 등 서비스무역 확산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추 부총리는 이같은 정책 제안의 배경에 대해 "2022년 상반기까지의 수출 성적표를 살펴보면, 수출 실적이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코로나로부터 본격 회복하기 시작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도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전체 금액 측면에서 양호한 실적을 보였"으나 "세부 내역과 향후 여건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반기 수출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글로벌 긴축 가속화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전세계 교역량도 위축될 것으로 보여 주력품목의 수출 신장세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과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고 있고 항공·해상 등 수출 물류비용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정부는 이날 추 부총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중소기업벤처부 장관과 국무조장실장 등 경제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 비상경제장관회의를 매월 1차례 이상 열어 부처 간 경제상황 인식을 공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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