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유류세 인하' 등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한가로워 보일 정도"라고 혹평했다. 민주당 등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지난주 발표된 새 정부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비판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비대위 회의에서 "비상 경제장관 회의를 열었다고 해서 '이제 좀 뭔가 돌아가는구나' 기대했는데 대통령도 없고, 총리도 없이 비상 경제장관 회의를 진행했다고 한다"며 "말만 비상이지 비상이란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이 정도로 위기가 몰려올 땐 대통령부터 총리까지 팔 걷어붙이고 장관들을 독려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은 한가한데 장관끼리 모여 대책 세우고, 결과적으로 대책이 유류세 인하 정도였다. 유류세 인하 정도를 결정하는 게 비상 경제장관 회의에서 할 일인가 저는 좀 의아했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앞으로 대통령과 총리가 직접 경제 현안을 챙겨달라"며 "그렇지 않고서 이 위기를 돌파하긴 어렵다. 과거 김영삼 정부에서 '경제는 경제장관에 맡긴다'고 하고 외환위기가 왔던 그 교훈을 잊지 마시라"고 경고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정부·여당의 상황 인식이 안일하고 무능하기 짝이 없다"고 가세했다. 그는 '유류세 37% 인하'안에도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라며 "오히려 전기·가스요금 등의 인상으로 민생 부담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물가 못 잡는 정권은 버림받는다.' 지난 3월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한 말"이라며 "출범 초기부터 '물가를 포기한 대통령'이 되지 않으려면 '민간 주도 성장'이라는 허황된 레토릭을 거두고 실질적으로 민생을 구제할 실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외의 야권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 기조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세계은행(WB) 출신인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 발표를 보니 '민간 주도 성장'이라고 했는데 저는 '부자 중심의 성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기업들이 더 경영을 잘하게 해주면 '낙수 효과'가 생겨서 모두에게 조금씩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그런데 증명되지 않았다. 우리 경제 상황하고는 조금 거리가 먼 얘기"라고 했다.
조 의원은 또 정부의 '세금 인하' 방향에 대해서도 재정 건정성이 우려된다는 취지로 "금융투자소득세 유예하겠다, 10억에서 100억으로 주식투자 보유세를 늘리겠다, 많은 부동산을 갖고 계신 분들의 양도소득세와 보유세를 낮추겠다, 그러면 우리가 앞으로 정말로 많은 재정이 필요할 예정인데 이 재정을 어떻게 마련할지 대책이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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