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은 가만히 안 두겠다"며 극심해진 계파 갈등을 공개 경고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적 분열의 언어는 엄격히 금지시키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의미로 이재명 의원 측 강성 지지층들이 친문 인사들을 비난할 때 쓰는 '수박' 논란은 이원욱 의원과 김남국 의원이 이날까지 관련 언쟁을 벌였다.(☞관련기사 : '수박', '정치훌리건', '처럼회 해산'…민주당 내분 확산)
우 위원장은 "선거에 진 정당이 겸허한 평가가 아니라 서로 남 탓을 하고 상대 계파의 책임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가서는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며 "당의 주요 인사들과 당직자, 특히 국회의원 신분을 갖고 계신 분들은 각별히 절제의 언어를 사용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했다. 그는 "조심들 하셔야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강성 지지층에 경도된 '팬덤 정치' 논란에 대해서도 우 위원장은 "특정 좌표를 찍어서 특정 시점에 500개, 1000개씩 동시에 문자가 들어오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조직화된 공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우 위원장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당시 '위장 탈당'했던 민형배 의원에 대한 복당을 요청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없다. 검수완박은 헌법재판소에 제소돼 있는 안건이라서 적어도 헌재 결정이 내려지는 게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계파 갈등 극복과 함께 우 위원장은 신뢰의 회복과 야당으로서의 태도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했다기보다 자기들이 하고자 하는 것에 더 노력했다"라며 "유능한 민생정당으로 거듭나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여당이 아니라 야당이다. 강력한 야당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며 "실력으로 승부하는 강력한 야당을 만드는 일을 2개월 안에 할 수 없지만, 토대를 만드는 일까지 성공하면 전당대회를 거쳐 민주당이 재탄생 할 수 있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와 관련해 "전준위원장 선임 등 전준위 발족을 최대한 서둘러 금주 중 마무리 할 것"이라며 "8월 말로 예정된 전대 일정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평가할 평가단 구성도 서두르겠다"고 했다.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둘러싼 전당대회 룰 변경에 대해선 "전준위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우 위원장은 "대의원과 당원의 구성 비율 차이는 당원이 적을 때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당원이 많이 늘었다"며 "대의원과 당원 비율이 1대 40이던 게 지금은 1대 80~90"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투표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하는 전당대회 방식에 변화가 예상된다. 친명계는 대의원 비율을 줄이고 권리당원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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