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대선 당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20대 여성 유권자 결집 현상이 1일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지만, 전체 청년세대 투표율이 급감하면서 그 효과는 미미해졌다.
이날 오후 발표된 지상파 3사(KBS·SBS·MBC) 출구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0대 이하 남녀 유권자 간의 상반된 결집 현상은 3월 대선에 이어 이번 지선에도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적으로 20대 이하 남성의 65.1%는 국민의힘을, 20대 이하 여성의 66.8%는 민주당을 지지했다. 같은 흐름이 서울시장 선거와 경기지사 선거 지형에서도 이어졌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20대 이하 남성의 75.1%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고, 20대 이하 여성의 67%가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경기지사 선거에선 20대 이하 남성의 66.3%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20대 이하 여성의 66.4%가 김동연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 당시 20대 이하 여성의 49%가 오 후보를 지지했던 일을 고려한다면, 대선 과정에서 일어난 소위 '이대녀 결집' 현상이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에선 초장부터 '이대남 공략' 전략을 성공시킨 국민의힘 측이 20대 남성 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냈지만, 대선 막판에 이르러선 이른바 '이대남 현상'에 대한 반동으로 20대 여성 계층이 민주당 측에 결집하면서, 결국 해당 현상이 예상과 다른 초박빙 승부를 일궈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결과적으로 이날 지방선거에서의 20대 여성 결집 현상은 대선 당시와 같은 파급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30 청년세대의 전체 투표율이 급감한 반면, 성별 구분 없이 국민의힘 측에 많은 표를 준 60대 이상 유권자층의 경우 여전히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날 출구조사에서 60대 남성과 여성의 국민의힘 전국 지지율은 각각 63.2%, 65%를 기록했다. 70대 이상 남성과 여성의 경우 그보다 높게 집계돼 각각 75.1%, 69.1%를 기록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 예측 투표율에 따르면 20대 이하 남성의 예측 투표율은 29.7%, 20대 이하 여성의 예측 투표율은 이보다 높은 35.8%를 기록했다. 세대 내부의 투표 성향과 예측 투표율을 고려하면 '여성 결집 효과'가 강력하게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다만 60대 이상에선 청년세대 전체의 투표율을 훨씬 상회하여, 남성의 예측 투표율은 73.9%, 여성의 예측 투표율은 62.9%를 기록했다.
이에 소셜미디어 등지에선 지방선거 전 민주당이 보인 성비위 사태나 그에 대한 쇄신 의지 부족 등의 모습이 결국 캐스팅보트가 됐어야 할 청년세대의 투표의지를 꺾었고, 이로인해 상대적으로 국민의힘 측에 우호적인 고령층의 투표가 지방선거 승패의 당락을 결정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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