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의 대출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청년층이 금리 인상에 가장 큰 직격탄을 맞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대출금리 상승이 가계 재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하며 "최근 시장금리 상승 기조가 강화되면서 가계부채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대출은 2021년 한 해에만 10% 내외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1756조 원대로 급증했다. 가계대출의 '질'도 매우 나빠졌다. 은행권보다 이자 등 대출조건이 나쁜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늘어났다. 이에 작년 4분기말 기준 국내 가계대출의 절반에 가까운 48.2%를 비은행권이 차지했다.
더구나 한국은행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올해 2~3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저소득층, 자영업자, 청년층 가구의 재무건전성이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 인상기에는 저소득층(가처분 소득 하위 30%)의 재무 건전성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출금리가 2%포인트 상승하면, 저소득층의 부채상환비율(DSR)은 40.2%에서 44%로 약 3.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고소득층(가처분 소득 상위 30%)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는 29%에서 31.4%까지 약 2.4%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말 가계부채 상황을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0.5%포인트, 1%포인트, 2%포인트 오를 경우,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이자비용과 DSR 변화를 중심으로 가계 재무건전성 변화를 각각 평가했다.
종사상지위별 분류에서는 자영업자 가구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가 2%포인트 상승할 경우, 자영업자 가구의 DSR는 39.6%에서 43%로 오르며 약 3.4%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연간 평균 이자비용은 433만 원에서 643만 원까지 늘어났다. 내야 하는 이자가 약 210만 원 더 늘어난 것이다.
이는 다른 종사상지위 대비 큰 폭이었다. 자영업자 가구의 특성상 대출 수요가 상용직 등 타 종사상지위 가구에 비해 높고, 보유 부채규모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39세 이하)의 DSR 증가 폭이 가장 높았다. 청년층 가구의 DSR은 35.2%에서 38.1%까지 약 2.9%포인트 상승해 타 연령대 대비 높은 상승 폭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승폭은 청년층 가구가 소득 대비 보유한 부채 규모가 과도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출금리가 상승할 경우, 이들의 재무 건정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다른 계층보다 더 높다고 의미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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