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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시민들에게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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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시민들에게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 물었더니....

러시아인들 인터뷰 담은 유튜브 채널 '1420'...우크라 전쟁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생각은?

"그는 멋집니다. 매우 용감해요. 나는 그가 괜찮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가져왔어요. 첫째, 그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입니다. 둘째, 그가 지금 행동하는 방식에 대해 나는 존중합니다."

"그는 인간적으로나 정치인으로서나 나쁘다. 정말 그렇다. 그는 자신의 나라를 망가뜨렸다. 그는 자기 나라 사람들에게 해를 끼쳤다. 그는 엔터네이터였을 때는 다른 말을 했다. 그가 대통령이 되고, 미국이 그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 이래로...이렇게 됐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난 뒤인 지난 3월 "우크라이나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을 때 나온 답변들이다.

유튜브 채널 '1420'은 러시아 유튜버 대닐 오레인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난 2년전부터 러시아인들의 일상과 그들의 생각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오레인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실린 인터뷰에서 "유튜브에는 나같은 러시아인들에 대한 영상이 왜 없을까 하는 생각으로 친구와 '1420'을 만들었다"며 채널 이름은 자신이 다녔던 학교명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는 "신을 믿습니까?", "미국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와 같이 러시아인들의 문화와 생활을 보여줄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

상황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영상을 보는 사람들의 숫자가 급증하면서 바뀌었다. 오레인은 영상을 매일 올리겠다고 생각하고 영상 편집자, 번역가, 인터뷰어 등을 고용했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인터뷰 영상을 올렸다. 모스크바인들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십니까",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해 실감하나요?" 등에 대해 물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3월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차단됐다. 블로도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군에 대해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경우 최고 15년형을 선고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가짜뉴스법'에 지난 3월 서명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일부 소셜미디어 업체들은 이 법으로부터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서비스 일시 중단을 발표했고, 또 러시아 정부가 일부 계정 중지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서비스를 차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튜브는 아직 접속이 가능하다.

이 채널에 최근 올라온 영상들을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불편한 심정이 드러난다. 또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나 집회에 참여하기만 해도 징역 15년형에 처할 수 있는 등 정부 비판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푸틴 정부 정책의 영향도 감지된다.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용어를 쓸 수가 없다. 대신 "특별 작전"이라고 부른다. 때문에 '1420'에 올라온 영상들에서는 "전쟁"이라는 단어를 음소거했다. 오레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질문에 124명이 답변을 거부하는 등 전쟁 관련 질문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레인은 영상을 통해 러시아인들이 생각이 가감없이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러시아인들은 세뇌를 당했다"는 댓글도 있지만 "러시아인들이 우리와 똑같다"는 댓글도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냐"는 질문과 관련된 영상을 보면 다수의 답변자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는 독립된 국가이며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소련 시절을 경험한 나이든 세대와 젊은 세대들 사이에 의견 차이도 인터뷰를 통해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젊은 세대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정부의 프로파겐다를 넘어선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있다고 설명이다.

오레인은 자신이 하는 일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계속 영상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1420'에 올라온 러시아인들 인터뷰 영상. "당신은 세계가 러시아를 싫어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한 여성이 답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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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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