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보람동 부지 매입과 건물 신축 포기
②남세종농협의 미숙한 업무처리
③순서 바뀐 건축설계 계약으로 수억 원대 손실 초래
④조합원들에게 건축 포기 사실을 밝히지 않은 배경
남세종농협은 지난 2012년 11월30일 총회에서 세종시 3-2생활권 3222-1(보람동 753번지) 1790㎡규모의 부지를 취득하는 안에 대한 승인을 받은 뒤 2013년 7월12일 LH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선납할인까지 받으면서 같은 해 9월10일 토지대금을 완납했다.
또한 농협중앙회에 승인 신청을 하기도 전인 2014년 11월12일부터 12월29일까지 설계업체 선정을 위한 공모를 진행해 설계업체를 최종 선정했는가 하면 2015년 1월2일에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A 설계업체와 설계용역계약을 맺고 총 설계용역비용의 25%에 해당하는 계약금 2억 2125만 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남세종농협은 보람동에 건물 신축을 위한 절차를 진행했으나 2016년 1월8일 농협중앙회로부터 ‘투자규모 100억 원 이상 신축은 중앙본부 승인 사항’이라는 것과 ‘(신축을) 승인하는 경우 신규고정투자(지사무소 신설‧이전 등) 승인 불가’라는 회신 공문을 받고서야 건물 신축과 지사무소 신설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 할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남세종농협은 이로 인해 2016년 9월27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으로부터 건축 연면적 1만 2778㎡, 지하 3층, 지상 7층 규모의 건물 신축허가를 받아 놓고도 이를 미루다가 2018년 9월17일 ‘건축허가 취소 건의’라는 제목의 내부 문서를 회람했다. 이 공문에는 ‘건축허가 재신청시 2000만 원 비용 소요 예상됨’이라고 명시돼 있어 이미 건축허가에 소요된 비용의 손실과 건축허가를 다시 신청하면 또 다시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내부 결재를 마친 남세종농협은 관할 관청에 곧바로 건축허가 취소원을 제출했으며 세종특별자치시는 2019년 5월27일 건축허가 취소원을 수리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남세종농협에 보냈다.
남세종농협 관계자는 “세종시가 급격히 발전할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건물을 신축하려고 했으나 빠르게 발전하는 것을 보고 지점을 신설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남세종농협은 조합원들은 물론 이사, 대의원들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건물 신축 포기 절차를 밟았으며 이를 알게 된 조합원들의 질문이 나오고 나서야 조합장이 답변하는 형식을 취한 것으로 밝혀져 그 배경에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남세종농협은 내부 결재를 마친 후 7개월이 지나서인 2019년 4월17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기타 질의 사항에 대한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신상철 조합장이 “신규지점 설치에 따른 고정투자로 인해, 현재 보람동 청사 신축시 고정투자비율 초과로 인해 승인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점 설치 이후 안정적인 경영상황에서 청사신축이 추진돼야 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프레시안> 취재결과 밝혀졌다.
신 조합장의 이와 같은 답변은 농협중앙회의 회신 공문에 고정투자비율이 아닌 고정 투자금액 100억 원 이상인 경우 중앙본부 승인사항이라는 것과는 다른 것이어서 잘못된 답변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건물 신축을 하는 경우 지사무소 설치를 승인해줄 수 없다는 농협중앙회의 회신에 대한 설명도 하지 않는 등 남세종농협 관계자들이 농협중앙회의 규정이나 지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것이라는 점을 알리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2019년 3월 남세종농협 조합장 선거가 실시됐던 점을 감안하면 2018년 9월 내부적으로 보람동에 지을 예정이었던 건물 신축을 포기해놓고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숨긴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하고 있다.
실제로 농협은 매년 정기총회와 임시총회, 이사회, 대의원회 등을 수시로 개최하고 있어 그동안 질문이 나올 때까지 이를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한 의혹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남세종농협 관계자는 “선거와는 무관하다. 회의 때 이야기는 했는데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답변했으나 이유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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