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차기 정부는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농민 단체의 거센 반발을 고려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7일 최지현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사무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CPTPP 가입과 관련한 확정된 바가 없다"며 "이해당사자가 있으므로 충분히 논의한 후 의견을 형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농어민단체로 구성된 CPTPP 저지 한국 농어민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인수위에 '실익을 따져 CPTPP 가입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 4일에는 대규모 집회를 열어 한국 정부를 향해 CPTPP 가입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씨는 살아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총리 지명 직후인 지난 3일 CPTPP 가입 관련 질문에 "원칙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경제가 해외 많은 국가와 일종의 경제 통합을 이룬단 건 대부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통상 관료 출신에 노무현 정부 한미FTA 체결 지원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마지막 총리 시절 '한미쇠고기협정' 정부 내 찬성파로 알려져 왔던 한 후보자는 '자유무역'에 관한 소신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무현 정부 말 추진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체결한 한미쇠고기협정은 2008년 광화문 시위로 이어져 막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 타격을 주기도 했다.
정부 역시 이달 중 CPTPP 가입 신청을 결정하기 위해 내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5일 한·호주 FTA 공동위원회에 참석해 CPTPP 등을 주제로 논의한 데 이어 이날에는 아민 루 압둘라 브루나이 재정경제부 제2장관과 화상회담을 열어 CPTPP 관련 의제를 논의했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지역 11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일본과 캐나다, 멕시코, 칠레, 호주 등 태평양을 둘러싼 주요 농수산물 수출국이 참여한 FTA인 만큼, 체결 시 한국 농어업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미국이 CPTPP에 미온적인 입장인데다, 중국이 참여 신청을 한 상황이라 곧 출범할 '윤석열 정부'가 어떤 입장을 견지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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