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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선' 넘은 북한, 한반도 '신냉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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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선' 넘은 북한, 한반도 '신냉전' 위기

軍 '미사일 발사' 맞대응…5년 전으로 돌아간 한반도

북한이 24일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돼 한담도 안보가 시계제로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지난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발사 이후 4년 4개월 만에 '레드라인'을 넘어선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로 정권교체기의 한반도 극히 불안정해졌다.

당장 군 당국은 현무, 에이태킴스 등 다종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맞대응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하여 16시 25분부터 동해상에서 합동 지해공미사일을 발사했다"며 "현무-II 지대지미사일 1발, 에이태킴스(ATACMS) 1발, 해성-II 함대지미사일 1발, 공대지 합동정밀직격탄(JDAM) 2발을 발사하여 즉각적인 대응 및 응징 능력과 의지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합참은 "군은 북한의 군사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에는 언제든지 미사일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 등을 정밀타격 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고강도 대북 경고도 했다.

합참은 "북한이 국제사회 등의 대화 제의를 거부한 채, ICBM 발사를 강행한 것은 우리 군과 한미동맹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제사회에 약속한 ICBM 발사 유예를 스스로 파기한 것으로서,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심각한 위협행위이며,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후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 합참은 "이번에 발사한 ICBM의 비행거리는 약 1080km, 고도는 약 6200km 이상으로 탐지했다"며 "세부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전했다.

ICBM은 일반적으로 사거리가 5500km 이상인 장거리 미사일을 의미한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사거리는 1080km에 불과하지만, 이는 발사할 때 각도를 높여 사거리를 줄인 것이다. 실제 정상 발사 각도인 45도 정도로 이번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사거리는 1만 km를 훌쩍 넘게 된다. 이는 북한에서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거리로, 핵실험과 함께 북한의 가장 고강도 군사 행동으로 인식돼왔다.

이에 그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와 미국 및 서방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할 때마다 제재를 부과했고 그 수위를 높여왔다. 이번에도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가 결합력을 높여가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과의 긴장 수위를 끌어올림에 따라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심화된 한반도 역시 '신냉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유엔안보리 결의에 위반될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한반도와 지역,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험을 야기하는 것"이라며 "굳건한 군사적 대응능력과 공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안보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권교체기와 맞물린 북한의 고강도 긴장고조 행위로 인해, 대북 강경론을 피력한 윤석열 새정부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폐기하고 한미일 공조에 주력하는 대북정책을 펼 전망이다. 인수위원회는 북한의 ICBM 시험발사를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문재인 정부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강 대 강' 대치가 가팔라졌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극단적인 대립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제재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미국의 독자 제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양국은 2017년에는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한 제재에 찬성했지만, 현재는 우크라이나 문제로 미국의 제재 추진에 동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진하기 위해 공동으로 힘쓰기를 바란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 국면에 착안해 대화와 협상의 정확한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고 논평해 대북 제재에 거리를 뒀다.

북한 역시 군사 행동에 브레이크를 걸기 힘든 국제정세를 최대한 활용해 방위력 증강의 기회로 삼은 셈이다. 북한은 이날 시험 발사가 ICBM이 아닌 정찰 위성을 띄우기 위한 로켓 시험 발사라고 주장하며 제재 회피를 위한 명분 확보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은 지난 2월 27일과 5일 진행했던 미사일 시험 발사를 정찰 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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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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