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신청사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이 기존 청와대로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라며 "확실한 것은 (청와대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동아일보>는 윤석열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국방부 신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로 불똥이 튀었다. 국방부는 자체적으로 청사 이전 방안을 검토하느라 분주했다. 이날은 북한이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발사가 이뤄졌던 날이다.
군사 전문가인 김종대 전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청사 이전설을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대통령이 용산 국방부로 들어간다는 헛소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청와대는 어떤 곳인가. 대통령의 경호와 안전만이 청와대가 존재해야 할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뛰어서 5분 거리 안에 국가의 자연재해나 안보위기, 사회혼란을 관리할 수 있는 위기관리센터가 있다. 지하 벙커에 수백억의 예산을 들여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한 시스템이다. 또한 청와대는 유사시 국가의 통신과 물류가 마비되는 사태에도 대통령의 통신이 작동하게 하는 통신단도 있다. 경호처는 단순히 대통령 경호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군과 경찰과 협조관계를 구축하여 유사시를 대비하는 조직이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청와대는 단순히 대통령이 집무하는 공간이 아니라 국가 안전의 최후의 보루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도 청와대에 들어가고 싶어서 간 것이 아니라 국가 안전의 요구 때문에 들어갔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윤 당선인의 용산 국방부 신청사 집무실 사용과 관련해 "이 말대로라면 당장 대통령이 국가의 위기를 관리할 수단이 없다. 청와대의 그 값비싼 시설과 기능이 무용지물이 된다"며 "국방부 인근의 합참에 군사 지휘통제본부, 즉 벙커가 있기 때문에 더 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도 있던데,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합참 벙커는 지금 군 지휘부를 위한 시설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국가 주요 요인과 참모를 데리고 들어가기에는 비좁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비상시에 군인들 다 내쫓을 건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서서 할 건가. 그렇게 벙커가 필요하다면 용산의 국방부로 들어갈 일이 아니라 수도방위사령부로 가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국방부는 또 어디로 가라고. 과천 정부 청사? 참으로 어이없는 주장이다. 국방부가 들어서면 청사의 경비가 강화되고 방호를 위한 시설 공사를 다시 해야 한다. 수천억원의 예산이 낭비된다. 또한 주변에 대한 각종 규제로 과천 시민들이 결사반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기는 건 국가 대사다. 그 중차대한 일을 '안 들어간다'는 말 한마디로 내질렀다. 두 달 후에 출범할 정권이 집 못 구해서 뛰어다니는 전세 난민 신세가 됐다. 이렇게 국가가 불안해서야 되겠는가"라며 "차기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웃음거리가 되는 걸 누가 원한단 말인가. 당선자 주변에 직언을 하는 사람이 없는가 보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아마추어도 이런 아마추어가 없다. 어차피 이루어지지 못할 얘기다. 실컷 검토해보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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