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후쿠시마와 인근 지역 농수축산물에서 인체에 유해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에 의하면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8개 현 내 수산물, 농산물, 야생육, 가공식품 등에서의 세슘 검출률이 일본 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환경운동연합은 24일 환경운동연합 1층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후생노동성 농수축산물의 방사성 물질 검사 결과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이 전면 수입 금지를 하고 있는 후쿠시마 포함 주변 8개 현 수산물에서 세슘 검출률은 3.8%로, 그 외 지역보다 4배 넘는 검출률을 보였다. 수산물 중 가장 많은 세슘이 검출된 품종인 우럭에서는 일본 식품 기준치인 100베크럴(Bq)/kg를 크게 상회하는 270베크럴(Bq)/kg이 검출됐다. 또한 기존에 세슘 검출량이 줄어들고 있었던 해수어에서 세슘 검출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최경숙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가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서 누출된 오염수는 바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지만 검사 결과를 보면 그렇지 않다"라며 "후생노동성에서 발표하는 자료와 민간이나 어업협동조합이 발표하는 자료에도 큰 차이가 있는 것을 보면 일본 정부가 제대로 측정하고 있는지도 의심이 간다"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 2월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이 잡은 우럭에서는 세슘 검출량이 500베크럴(Bq)/kg으로 나타났고, 22년 1월 후쿠시마현 어민이 잡은 우럭에서는 1400베크럴(Bq)/kg의 세슘이 검출됐다.
전체 조사 어종의 세슘 검출률은 2020년 8.9%에서 2021년 3.8%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보고서는 세슘이 검출된 어종 중 바다에서 사는 물고기인 해수어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오염수가 바다에서 희석되는 것이 아니라 농축이 더 심하게 이루어지는 어종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방사성 오염수가 예측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곶감과 같은 가공식품에서도 후쿠시마 포함 8개 현에서의 세슘 검출률은 13.5%로, 그 외 지역보다 5.4배 많은 검출률을 보였다. 곶감의 경우 세슘이 210베크럴(Bq)/kg, 반건조감 200베크럴(Bq)/kg, 건송이버섯 160베크럴(Bq)/kg로 기준치보다 높게 검출됐다. 최경숙 활동가는 "가공식품의 경우 원산지 추정이 쉽지 않고 원재료가 어디에서 오는지 예측할 수 없다"라며 "일본 시민뿐만 아니라 여행을 간 여행객들도 쉽게 노출되는 식품이라 주목해서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농산물의 경우 송이버섯에서 930베크럴(Bq)/kg, 두릅 650베크럴(Bq)/kg, 고비 590베크럴(Bq)/kg의 세슘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후쿠시마 지역과 그 외 지역의 방사성 물질 검출률 차이가 줄어들고 있었다. 최경숙 활동가는 "일본 정부는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 제염토 중 8000베크럴(Bq)/kg 미만의 토양으로 도로 공사, 농지 활용 등 재활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후쿠시마를 포함하여 그 외 지역 농산물의 방사성 물질 검출률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단체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11년이 지났지만, 방사능 오염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라며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금지 조치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2월 후쿠시마 현 포함 5개 현 식품 수입 규제를 해제한 대만의 경우에 대해서는 "원산지 증명서과 방사선 검사 증명서를 첨부하는 조건으로 수입규제를 해제한 것으로 오히려 강회된 조치라고도 볼 수 있다"라며 "인근 국가가 규제를 해제한다는 사실이 후쿠시마 식품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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