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연일 'DJ 정신'을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호남 지역 민심에 호소하는 방안인 동시에, 기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이재명 후보 지지를 결심하지 못한 이들을 부동층으로 묶어두려는 전략이란 분석이 나왔다.
윤 후보는 23일 전남 목포에서 선거유세를 펼친 데 이어, 신안군 하의도의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보수진영 대선후보가 DJ 생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 생가 방문을 마친 후 "김대중 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국민통합 정신"으로 정의하며 "이 위대한 정신을 잘 계승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에 앞서 한 목포 유세 연설에서 "저나 국민의힘은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 정신에 가깝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김대중 정신을 구현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3억5000만 원 들고 들어가 8500억을 뜯어내는 대장동의 부정부패 몸통, 시장으로서 설계하고 추진하고 승인한 그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유세지인 목포를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칭하며 "목포 오니까 김 전 대통령 생각이 많이 난다. 국민학교 5학년 때인 1971년 대선 때 어머니와 저녁을 일찍 먹고 신설동 대광고 앞 유세를 보러 갔다. 김 전 대통령이 '십 년 세도, 썩은 정치. 못 참겠다, 갈아 보자'라고 포효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했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께서는 1998년 대통령 취임사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수레의 양쪽 바퀴와 같다고 했다"며 "한일관계에서도 '이웃집은 바꿀 수 있지만 이웃 국가는 바꿀 수없다'는 현실 인식 속에서, 과거는 진실을 밝히고 미래는 협력해야 한다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통해 한일관계를 발전시켰다"고 기렸다.
그는 이어 "그런데 지난 5년 동안 민주당 정권의 외교안보·경제·정치를 다 보셨지 않느냐. 이게 김 전 대통령의 DNA가 담긴 민주당 맞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유세 연설에도 "지금 이 민주당이 김대중의 민주당이냐, 노무현의 민주당이냐"라며 "김 전 대통령께서 만약 지금 대통령이었다면 대기업(대형마트·쇼핑몰)이 호남에 들어가겠다는 것을 막으셨겠느냐", "(민주당은) 김만배 일당의 천문학적 부정부패를 만들어낸 주범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계셨다면 이렇게 했겠느냐"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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