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양자토론 불발, '네 탓' 공방 되풀이

지루한 비난전 벌이다 토론 무산 책임 떠넘기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31일 양자토론이 무산됐다. 양당은 토론회 당일인 이날 오후까지 실무협상도 갖지 못한 채 '자료 지참' 여부 관한 각자 주장만 되풀이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물리적으로 (토론회) 세팅하는 것은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의혹 검증을 회피하기 위해 이번 양자토론을 거부하려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토론회에서도 말재주를 부릴 때 정확한 팩트를 제시하며 반박해야 진실을 밝힐 수 있다"며 "자료 없는 토론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은 곧 이재명 후보가 양자토론에서도 거짓말로 일관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이 바라는 후보는 남이 적어준 답변대로 말하는 후보,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연기하는 후보는 아닐 것"이라며 "보좌진이 써 준 모범답안 없이는 국정이나 정책에 대해 토론할 능력이 없다니 참으로 딱하다"고 윤 후보를 비난했다.

박찬대 수석대변인도 "윤 호보는 처음부터 네거티브조차 자료 없이는 못 하는 후보라고 고백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실무협상조차 갖지 못해 토론이 사실상 무산되자, 양당은 토론 불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비난전을 멈추지 않았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오전에도 민주당 협상단을 기다렸지만 연락이 없었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 박찬대 대변인은 "우리측 협상 대표인 박주민 의원이 문자로 입장 변경 여부에 대해 질의했고 '입장 변경은 없다'고 답한 것은 성일종 단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대선후보들의 첫 번째 토론 대결은 내달 3일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까지 참여하는 4자 토론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안철수 후보는 "이번 협상 결렬은 사필귀정"이라며 "4자 토론에서 무자료로 붙어보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심상정 후보도 "나쁜 후보들끼리 내가 덜 나쁘다는 경쟁을 그만하고 이제 국민이 지켜보는 공정한 링에서 당당하게 경쟁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