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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먹튀, 멸공 논란…대주주 국민연금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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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먹튀, 멸공 논란…대주주 국민연금이 나서야 한다"

시민단체 "주총에서 공익이사 추천, 문제이사 해임 등 주주제안 해야"

최근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인명 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 임원진의 주식 대량 매도로 주가 폭락을 겪은 카카오페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게시글로 몸살을 앓은 이마트.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대주주가 국민연금이라는 점이다. 국민연금이 이들 기업들을 상대로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권 행사를 통해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참여연대 등은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이 오는 3월 주총에서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카카오, 이마트 등에 대해 전문경영인 공익이사 추천과 문제이사 해임 등 주주제안을 하고 이 회사들에 대한 주주대표소송에 나서라는 게 이들의 요구사항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7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지만, 단체들은 연금이 주주대표소송 등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우선 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 광주 아이파크 사고 뒤 이사회가 사고 경위와 책임에 대한 조사를 충분히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이사회가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국민연금이 현대산업개발 이사회에 대한 주주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주권 행사의 방법으로는 해당 사고와 연루된 이사진 해임과 산업안전과 건설품질 관리 전문가를 공익이사로 선임하는 주주제안, 회사가치 추락으로 국민 노후자금에 심각한 손해를 끼친 것에 대한 주주대표소송을 들었다. 

붕괴 사고 당일인 1월11일 종가 기준 25750원이었던 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사고 열흘 뒤인 21일에는 14200원으로 45% 가량 폭락했다. 금감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현대산업개발 지분율은 11.67%다. 

단체들은 지난달 류영준 대표이사 등 임원진이 보유 지분을 대량 매각해 주가가 폭락한 카카오페이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도가 단순히 시장에 물량을 더한 문제가 아니라 시장에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뜻하는 신호를 준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카카오페이 주가는 임원진이 주식을 대량 매각한 12월10일 19만6000원에 거래가 마감됐고 이후 하락세가 이어져 이달 19일에는 종가 기준 12만8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단체들은 또 카카오가 지속적으로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알짜 사업부문들을 물적분할해 상장함으로써 모회사의 지분가치가 훼손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단체들은 "신주인수권 등 소액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호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남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변호사는 이날 회견에서 "임원진의 도덕적 해이가 발견되었으므로 카카오페이에서 이사회가 열려 해당 임원의 보수 및 퇴직금을 감액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사회가 열렸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카카오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국민연금은 3월 주총에서 관련 이사들의 해임, 연임 반대, 정관변경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9월30일 기준 카카오 주식의 7.23%를 보유하고 있다.

단체들은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이른바 '멸공' 게시글로 논란을 빚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언급하며 '오너리스크'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부회장의 게시글이 논란이 되면서 지난해 9월30일 기준 이마트가 지분 67.5%를 소유하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고 당시 신세계 주가는 하룻만에 7% 가까이 빠지는 등 몸살을 겪었다. 

정민정 마트노조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마트 노동자이자 국민연금 가입자로서 국민연금이 이사회에 정 부회장의 행위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경영전문이사 주주제안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연금의 이마트 지분율은 12월31일 기준 10.86%, 신세계 지분율은 12.71%다. 

양지연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정책위원은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 활동을 하지 않아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현대산업개발, 카카오, 신세계 문제는 계속 반복될 것이다. 이는 투자 기업의 주주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국민들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올해 주총에서도 국민들이 맡긴 노후자금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방치한다면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단체가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연금이 오는 3월 주총에서 HDC현대산업개발, 카카오, 이마트에 대해 전문경영인 공익이사 추천, 문제이사 해임 등 주주제안을 하고 이 회사들에 대한 주주대표소송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프레시안(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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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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