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의 급격한 확산으로 각 국의 신규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미크론과 델타의 동시 확산으로 확진자 급증 '쓰나미'"를 경고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현재 델타와 오미크론의 동시적 위협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입원율과 치명률이 다시금 치솟고 있다. 전염력이 높은 오미크론과 델타 변이가 동시에 확산하며 순환하며 확진자 수가 쓰나미처럼 급증하고 있는 점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회견에서 2022년 중순까지 백신 접종률 70%를 달성해야 한다는 목표를 거듭 제시하고 이것이 달성되면 "내년 이맘 때는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응국장은 "2022년에 팬데믹의 급성기가 끝날 수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자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확진자 수는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다. 미국에서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 기준 지난 27일 44만6072명이 신규 확진됐다. 28일에도 43만1567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아, 28일 기준 7일 평균 확진자 수는 27만7241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에서는 29일 20만8000명이 새로 확진돼 처음으로 20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날 영국에서 18만3037명, 이탈리아에서는 8만8030명이 신규 확진되는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의 신규 확진자 수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 장관은 연휴 기간에 검사 수가 적었기 때문에 실제 발병은 보고된 것보다 "2~3배 더 높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감염이 급속도로 전파됨에 따라 유럽 각 국은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BBC > 등 외신을 종합하면 프랑스는 오는 31일부터 다시금 도심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 또 프랑스 의회는 코로나 음성 증명서가 아닌 백신 접종 증명서가 있는 사람만 바, 레스토랑, 영화관, 전시관 등 공공시설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논의 중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다음 달 15일부터 예상된다고 <BBC>는 보도했다. 이탈리아에서도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다음 달 10일부터 버스, 지하철, 기차, 국내선 비행기 이용이 제한된다. 독일은 28일 나이트클럽을 폐쇄했고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백신을 맞았다면 10명 이하,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을 포함한 경우라면 2가구 이하로 제한했다.
하지만 각 국이 일괄적으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은 최근 자가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지침을 발표했고 스페인도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였다. 영국 보건 장관은 새해 전까지 영국에서 추가적인 방역 조치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상태다.
방역 조치가 강화 일변도로 나아가지 않는 것은 현재까지 관찰된 바로 오미크론 감염 시 증상이 비교적 약해 감염자가 늘어도 치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시민들의 피로도가 쌓여 곳곳에서 시민 불족종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외에 노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요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페인에서는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노동력 부족이 심화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우려를 표명한 뒤 격리 기간이 단축됐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이탈리아가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고 있지만 "백신을 맞지 않은 노동자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자는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의 격리 단축 발표 때도 미국 기업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응국장은 일부 국가의 방역 완화에 대해 "초기 연구에만 근거해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줄이고 있는데, 큰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