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시조문학진흥회가 주최한 ‘제9회 역동시조문학상’ 시상에서 시조시인 겸 화가로 활동 중인 벼리 영 작가가 ‘우탁선생’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역동시조문학상’은 최초의 시조시인 역동 우탁 선생의 선비정신을 기리고 문학적 발자취를 재조명하며 선생의 시대정신 계승과 더불어 현대 시조작품의 질적 향상을 이끌어왔다.
이번 대상을 수상한 벼리영 작가는 경상대 미술교육과를 졸업 후 개인전과 국전을 두루 거친 중견 작가로 시조 장르에 회화적 감각과 창조적 상상력을 접목시킨 작품 활동을 해왔다.
벼리영 작가는 ‘월간문학’ 시조부문 신인작품상, 제2회 일두시조문학상 금상 수상 경력에 이어 이번 ‘제9회 역동시조문학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정유지 문학평론가는 “대상 작의 부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역동의 삶을 유려(流麗)한 이미지로 재조명하고 있다”며“옴니버스 시조형식을 취하면서 사인암과 구계서원을 통해 역동 선생의 일대기를 파노라마 같은 시적 전개로 격조 높고 안정감 있는 정형미를 구가하고 있다”고 평했다.
벼리영 시인은 “시조(時調)는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제게 가장 큰 선물 같은 희망이다”며“이번 수상을 계기로 회화(繪畵)와 시조를 접목한 회화시조시인으로 거듭 태어나도록 더욱 노력하고 아울러 아침·저녁으로 딸의 병간호를 하고 있는 어머니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대상작) 우탁 선생
문희공 자취를 읽다
벼리영
1. 사인암 푸르른 솔
돌이 된 캔버스에 초록 꽃 돋아난다
우뚝 선 기암절벽 절리에 새긴 충심
훈풍을 몰고 온 당신 천년 사표 되셨지
목숨을 구걸 않는 서슬 푸른 지부상소
한 시대 곧은 족적 남기는 담론 하나
투명한 운선계곡에 획을 크게 긋는다
문희공 씨앗 되어 다시 핀 초록 나무
너럭바위 쉬다 보니 풍화에 찢긴 세간
난세를 한탄하면서 탄로가를 읊는다
2. 구계서원
세상을 지펴 놓고 천년을 향해 가는,
질곡으로 거듭난 고유한 서화 한 폭
진덕문 들어선 선비 추경 속에 물들다
널따란 마루 건너 모현사(우탁 선생 사당) 찾아드니
모과 향 피워 놓고 낙엽을 태운 시월
역학을 읽는 소리가 고요를 깨뜨린다
당신을 흠모하며 노랗게 물든 서정
후대에 울림 되는 청빈한 인생 여정
추향제 올리는 서원 갈바람이 살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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